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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1천만대시대 한국] (10) '늘어나는 '나일론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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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까지 이럴겁니까. 이젠 그만하세요"

    "아프다니까 왜 이래요. 확실하게 고치고 나갈 겁니다"

    L보험회사 사고 처리반 김유영씨는 오늘도 사고환자와 입씨름을 했다.

    보험가입자로부터 이 사건을 의뢰받은지 벌써 2주가 넘었다.

    추돌사고로 입원한 이 환자는 목이 아프다며 병원에 드러누웠다.

    의사가 큰 부상이 없다고 했지만 막무가내다.

    의료보험도 안되는 MRI(자기공명장치)도 찍고 물리치료도 받으면서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아픈게 아니라 아프고 싶을 겁니다. 그래야 합의보상금을 조금이라도 더
    타낼 수 있을 테니까요"

    김씨는 좀 과장하자면 보험사고 환자 5명중 1명은 이런 "나일론 환자"라고
    말했다.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사고도 많아지고 있다.

    부상자도 늘어난다.

    그러나 보험회사 사고처리반은 부상자수가 많아서만 골치아픈게 아니다.

    나일론 환자와의 머리싸움과 입씨름이 더 힘들다.

    서울 성북동에 있는 S병원.

    소위 교통사고 전문병원이다.

    이곳의 병실은 거의 입원환자로 차있다.

    물론 서류상으로 그렇다.

    그러나 낮에 환자를 병원에서 찾아보기는 힘들다.

    환자들은 볼일 보러 나가 있다.

    아침에 잠깐 들렸다가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는 게 보통이다.

    환자가 병원에 출퇴근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입원하는 날이 많으면 합의보상금을 그만큼 많이 받을 수 있다.

    버틸때까지 버티려고 하는 게 나일론 환자들의 속성이다.

    이처럼 작심하고 덤비는 사람들은 물론 소수다.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나일론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살짝 부딛치기만 해도 병원에 가서 MRI를 찍느니 뭐니 한다.

    혹시 나중에 증세가 나타날 지 모르니 치료비조로 미리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이같은 천박한 운전문화는 진짜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준다.

    몸이 이상하다고 얘기하면 괜히 트집이나 잡는 사람으로 취급당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사고를 당한 사람이나 사고를 낸 사람이나 모두 상대방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된다.

    사람 사이에 믿지 못하는 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고당한 것을 "한 건"올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자동차 1천만대 시대엔 이같은 왜곡된 문화를 없애야 한다.

    같은 길에서 차를 몰고 간다는 것은 한 배를 탄 것과 마찬가지다.

    공동운명체로서 일체감을 갖지 못한다면 배가 뒤집어져도 나를 구해줄
    사람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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