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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섬우화] (173) 제4부 : 미지공들의 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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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벨을 누른다.

    한참만에 작은 목소리로,

    "누구? 누구야? 이 밤중에"

    그녀는 침을 꼴깍 삼키며 다시 벨을 누른다.

    이때 투덜거리면서 문이 열린다.

    조금만 열고 밖을 내다보던 지영웅은 깜짝 놀란다.

    "미아가 이 밤중에 무슨 일이야?"

    "나 집까지 바래다 주세요. 밖에서 깡패들에게 쫓겨서 여기까지 왔어요"

    "기다려"

    늘 발가벗고 자던 지코치는 우선 팬티를 입으러 간다.

    돌아와 문을 여는 순간 미아는 온몸으로 밀고 안으로 들어선다.

    "오빠, 나를 좀 살려줘요. 나는 지금 죽을 것 같아"

    문을 닫으며 지코치는 어리둥절한다.

    그러다가 벌벌 떨고 있는 미아를 의자에 주저앉힌다.

    "누가 미아를 따라왔어?"

    그는 다 알겠다는듯 싱긋 윙크를 하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순간 미아는 온몸으로 그에게 와락 안긴다.

    "오빠! 나는 오빠 때문에 죽겠어. 미칠 것 같아. 돌아버릴 것 같다구"

    "돌아버리면 안 되지"

    그는 그녀를 떼어놓으며 침착하게 웃는다.

    "내일 아침 일어나면 후회할 짓은 하지 말아. 미아는 공부를 해서 대학에
    들어가야 할 막중한 몸이 아닌가? 인생은 즐겁기만 한게 아니야"

    "알아요, 오빠. 그러니까 나 오늘밤만 오빠와 함께 자고가면 다시
    공부할 수 있어. 나 좀 어떻게 해줘. 응? 오빠"

    미아는 다시 그에게 결사적으로 안겨온다.

    "안돼"

    지영웅은 그녀를 무정하게 떼어놓으며 뒤로 물러선다.

    "나는 오빠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오빠가 눈에 어른거려서
    죽을 것 같아. 제발 나를 좀 구해줘. 오빠"

    그녀가 울면서 매달리자 지영웅은 난처해서 침대에 걸터앉는다.

    "지금이 몇신줄 알아? 새벽 세시반이야. 이건 나를 강간하려는 것과
    같은 행위야"

    그는 여자아이들에게 이끌려가서 어떤 아파트에서 강간을 당했던 적도
    있다.

    세명의 여자 깡패들이 그를 막무가내로 덮쳤었다.

    열일곱살때의 일이다.

    6회전을 끝내자 그는 까무러쳤었다.

    그 이후로는 자기에게 이렇게 육탄전으로 달려든 여자는 없었다.

    "나는 약혼자에게 미안해서 미아를 안을 수가 없어"

    그는 진실하게 말했다.

    그는 섹스의 끝이 무엇이고 무엇이 남는다는 것을 잘 아는 남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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