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파문] "경영난보다 더 무섭다"..춤추는 루머 대책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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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가 기업을 망친다.
불황과 자금난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기업들이 또 한편에서 뜬금없는 루머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부 부실기업에나 나옴직하던 악성루머가 중견기업 대기업 할것없이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그럴듯한 상황논리를 깔고.
루머는 특히 불경기때 난무한다.
불확실성이 대세를 이루는 사회일수록 더욱 활개를 친다.
그러나 요즘 등장하고있는 일련의 루머는 "신용공황"으로 표현되는 금융권
의 무책임한 몸사리기 경향과 맞물려 기업의 존망에 치명타가 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기아 한신공영 우성 유원 등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끊임
없이 이어지는 루머홍수에 끝내 손을 들고만 케이스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제 곳곳에 도사린 경영악재 보다도 오히려 루머에 더
경악하고 경계해야할 판이다.
루머는 일단 만들어지면 급속도로 확산된다.
소문의 내용도 자가발전을 통해 상상도 못할 정도로 확대재생산된다.
업계에서는 흔히 악성루머의 생성과 소멸과정을 태풍이 생성돼 할퀴고
지나가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2일 증권가에 나돈 쌍용그룹과 관련한 루머는 그 허구성과
무책임함을 단적으로 들어내고 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쌍용그룹의 루머생성과정을 알아보자.
이날 오전 일찍 부도유예협약 대상그룹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증시
주변에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쌍용이 전날 자금을 못막아 실제 부도가 난 상태라는 그럴듯한 가설도
뒷받침됐다.
이어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에서 당일 오후 2시에 채권단회의를 갖고
중대발표를 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2시가 임박해서는 채권단회의가
5시로 연기됐다는 소문으로 바뀌었다.
그 사이에 쌍용그룹의 자구내용이 그럴듯하게 포장돼 유포됐다.
쌍용자동차가 삼성에게로 넘어가기로 확정됐는데 삼성이 쌍용투자증권까지
덤으로 넘겨 달라고 요구해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쌍용그룹에서 가장 큰 이익을 내고 있는 쌍용정유까지 매각하고
쌍용제지를 P&G사에 팔기로 했다는 소문이 이어졌다.
물론 결과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부도유예협약 관련 채권단회의는 마침 같은날 있었던 기아그룹의
채권단회의가 와전된 것이었다.
자구내용과 관련한 소문도 속사정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신빙성이
없음을 눈치챌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쌍용그룹의 주가폭락에 이은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위축, 나아가 경제 전반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쌍용으로서는 금액으로 환산할수 없을 만큼 쓰라린 상처를 안겨야 했다.
뒷 얘기지만 이번 쌍용의 경우 21일 쌍용자동차가 거래하는 평택 모은행
에서 은행측의 사소한 착오로 당일 자금결제시간이 약간 늦춰진데서 비롯된
것으로 쌍용측은 추측하고 있다.
이렇듯 하찮은 실수나 장난삼아 무의식중에 내뱉는 은행관계자및 기업
당사자들의 말 한마디가 종종 루머의 발단이 된다.
무담보신용으로 돈을 빌려주는 제2금융권에서는 이를 근거로 갑자기 어음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금테스트에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돼 일시에 어음이 몰리면 부도로 연결될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즘에는 외국투자가나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내 기업을 음해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질 나쁜 증시의 작전세력이 의도적으로 흘리는 루머도 흔히 있다.
물론 루머에 시달리는 기업은 스스로에게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악성루머의 태풍은 노력하면 충분히 꾸려 나갈수 있는 기업의
의욕을 꺾고 끝낸 파산의 수렁으로 몰고 간다.
파산뒤 아무리 땅을 치고 가슴을 쳐도 이미 모든 상황은 돌이킬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이 이같은 루머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공개.투명경영을
실시, 기업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수원대 신문방송학과 최윤희교수는 "기업의 사후대응이란 결국 루머의
확산속도나 범위를 줄이는 역할밖에 못한다"며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란
루머 자체를 사전에 방지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악성루머에 대한 보다 철저한 단속과 처벌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
무책임한 루머만들기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기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
불황과 자금난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기업들이 또 한편에서 뜬금없는 루머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부 부실기업에나 나옴직하던 악성루머가 중견기업 대기업 할것없이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그럴듯한 상황논리를 깔고.
루머는 특히 불경기때 난무한다.
불확실성이 대세를 이루는 사회일수록 더욱 활개를 친다.
그러나 요즘 등장하고있는 일련의 루머는 "신용공황"으로 표현되는 금융권
의 무책임한 몸사리기 경향과 맞물려 기업의 존망에 치명타가 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기아 한신공영 우성 유원 등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끊임
없이 이어지는 루머홍수에 끝내 손을 들고만 케이스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제 곳곳에 도사린 경영악재 보다도 오히려 루머에 더
경악하고 경계해야할 판이다.
루머는 일단 만들어지면 급속도로 확산된다.
소문의 내용도 자가발전을 통해 상상도 못할 정도로 확대재생산된다.
업계에서는 흔히 악성루머의 생성과 소멸과정을 태풍이 생성돼 할퀴고
지나가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2일 증권가에 나돈 쌍용그룹과 관련한 루머는 그 허구성과
무책임함을 단적으로 들어내고 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쌍용그룹의 루머생성과정을 알아보자.
이날 오전 일찍 부도유예협약 대상그룹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증시
주변에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쌍용이 전날 자금을 못막아 실제 부도가 난 상태라는 그럴듯한 가설도
뒷받침됐다.
이어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에서 당일 오후 2시에 채권단회의를 갖고
중대발표를 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2시가 임박해서는 채권단회의가
5시로 연기됐다는 소문으로 바뀌었다.
그 사이에 쌍용그룹의 자구내용이 그럴듯하게 포장돼 유포됐다.
쌍용자동차가 삼성에게로 넘어가기로 확정됐는데 삼성이 쌍용투자증권까지
덤으로 넘겨 달라고 요구해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쌍용그룹에서 가장 큰 이익을 내고 있는 쌍용정유까지 매각하고
쌍용제지를 P&G사에 팔기로 했다는 소문이 이어졌다.
물론 결과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부도유예협약 관련 채권단회의는 마침 같은날 있었던 기아그룹의
채권단회의가 와전된 것이었다.
자구내용과 관련한 소문도 속사정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신빙성이
없음을 눈치챌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쌍용그룹의 주가폭락에 이은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위축, 나아가 경제 전반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쌍용으로서는 금액으로 환산할수 없을 만큼 쓰라린 상처를 안겨야 했다.
뒷 얘기지만 이번 쌍용의 경우 21일 쌍용자동차가 거래하는 평택 모은행
에서 은행측의 사소한 착오로 당일 자금결제시간이 약간 늦춰진데서 비롯된
것으로 쌍용측은 추측하고 있다.
이렇듯 하찮은 실수나 장난삼아 무의식중에 내뱉는 은행관계자및 기업
당사자들의 말 한마디가 종종 루머의 발단이 된다.
무담보신용으로 돈을 빌려주는 제2금융권에서는 이를 근거로 갑자기 어음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금테스트에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돼 일시에 어음이 몰리면 부도로 연결될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즘에는 외국투자가나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내 기업을 음해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질 나쁜 증시의 작전세력이 의도적으로 흘리는 루머도 흔히 있다.
물론 루머에 시달리는 기업은 스스로에게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악성루머의 태풍은 노력하면 충분히 꾸려 나갈수 있는 기업의
의욕을 꺾고 끝낸 파산의 수렁으로 몰고 간다.
파산뒤 아무리 땅을 치고 가슴을 쳐도 이미 모든 상황은 돌이킬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이 이같은 루머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공개.투명경영을
실시, 기업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수원대 신문방송학과 최윤희교수는 "기업의 사후대응이란 결국 루머의
확산속도나 범위를 줄이는 역할밖에 못한다"며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란
루머 자체를 사전에 방지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악성루머에 대한 보다 철저한 단속과 처벌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
무책임한 루머만들기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기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