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시외 국제등 지금까지 우리나라 통신서비스의 주축을 이뤄 왔던 유선
전화서비스시장이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대부분 독점 또는 과점체제로 운영돼온 유선통신서비스시장은 수년 사이에
모든 부문에서 2개사업자 이상이 대결하는 경쟁구도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시내전화부문은 한국통신의 독점에서 신생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의 허가등
2개사업자가 가입자확보를 위한 싸움을 벌이게 됐다.

또 시외및 국제전화부문은 제1사업자 한국통신, 제2사업자 데이콤의 2파전
에서 제3사업자 온세통신이 새로 사업을 벌이는 3각구도가 형성됐다.

이와함께 회선임대사업은 두루넷 지앤지텔레콤등 7개 회사가 경쟁하는
양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같은 유선통신시장의 경쟁체제는 사업자들간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 싸움을 몰고올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유선전화시장은 연평균 11.4%의 느린 성장에 머물러 97년
8조6천억원규모에서 2001년 13조2천억원규모로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돼 경쟁양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달리 무선통신은 97년 4조7천억원에서 2001년 12조2천억원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이에따라 최근 시외전화 082 ACR(회선자동선택장치)
설치를 둘러싸고 벌인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분쟁은 앞날을 예고하는 전초전
에 불과할 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업자간 경쟁 격화현상은 오히려 전화이용자들에게는 요금의 하락, 서비스
확충등과 같은 바람직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는
평가이다.

유선통신서비스에서 가장 큰 변화의 물결은 역시 전화역사 1백년만에 맞게
되는 시내전화부문의 경쟁.

한국통신이 독점해온 이 부문에 지난 6월 제2사업자로 데이콤이 중심이 된
하나로통신이 정식 허가를 얻어 오는 99년초부터 서비스에 나서기 때문이다.

시내전화의 경쟁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97년 5월현재 2천만명을 넘어선 전화가입자들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낮은 요금을 받는 사업자를 마음대로 골라
가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

경쟁체제가 갖는 가장 큰 이점으로 평가된다.

또 시내전화서비스 수준을 기존 음성위주에서 PC통신 인터넷접속등 데이터
통신은 물론 동영상을 포함하는 멀티미디어시대로 빠르게 이행시키는
촉매제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가적으로는 제2의 기간망을 갖게돼 유사시 어느 한쪽의 망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쪽으로 우회할 수있게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이와함께 WTO(세계무역기구) 기본통신시장 개방협상결과에 따라 해외
사업자들에게 시장의 문을 열어야 하는 우리로서는 이들의 시장진입 이전에
경쟁구도를 갖추게 된다는 점도 하나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시외전화부문의 경쟁구도는 3개사업자들 모두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 부문은 "장래시장=시계제로"로 불릴만큼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98년 10월 서비스에 들어가는 제3사업자인 온세통신이 등장한
이후에는 제살파먹기에 가까운 경쟁양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 시장은 지금까지 연간 5.5% 내외의 자연증가율을 보여 96년 2조2천억원
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시외구간에 3개사업자의 경쟁과함께 시티폰이나 이동전화 PCS
(개인휴대통신) 등 무선통신의 이용이 증가하고 요금의 인하요인까지 생겨
시장이 오히려 감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시외전화의 경쟁양상과 마찬가지로 오는 10월부터 제3사업자인 온세통신이
참여하는 국제전화시장에도 새로운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사실상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거의 한치오차없이 75대25의 비율로 나눠 먹던
이곳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 시장을 뺏기 위해 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전화요금의 지속적인 인하와 해외사업자의 등장, 인터넷폰
국제콜백사업등 유사한 서비스의 등장 등은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이같은 유선전화부문의 경쟁은 대외시장개방에 따라 오는 99년께 해외
사업자들이 대거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강자와 약자의 인수합병과 같은
새로운 구조개편바람이 불어닥칠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