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계열사 상임고문 등을 맡아온 23명의 그룹원로인사들이
퇴진함으로써 기아 고문진의 숫자와 그들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아그룹에 따르면 부도유예협약 적용 이전에만 해도 기아그룹의 고문진은
계열사 고문과 그룹고문을 포함해 모두 36명이었으며 이 중 13명이
기아자동차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고문진은 고문, 자문, 촉탁 등의 호칭으로 불려왔다.

이들의 역할은 말 그대로 기아 경영진에 대한 자문이었으며 처우는
계열사의 비중과 상임여부에 따라 달랐다.

그러나 기아의 이같은 고문진 규모는 자동차업계의 선두주자인
현대자동차에 비해서도 훨씬 많은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의 고문진은 일본인 기술고문을 포함해 10명에 불과하며
그것도 모두 비상임이다.

해외공장이 많은 대우자동차도 고문진은 상임고문 3명뿐이다.

기아가 이처럼 경쟁사에 비해 많은 인원의 고문을 두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물론 오너가 없는 전문경영인 기업으로서 외풍을 막기 위한 점도 주요
이유에 속한다.

그러나 오너가 없다 보니 퇴진하는 원로경영인과의 인연을 과감하게
정리하지못하고 고문으로 위촉한 경우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