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개발로 부도를 극복한 기업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인센스" 브랜드로 숫가락과 젓가락을 전문 생산하고 있는 서연아트
(대표 최금덕)는 지난 94년 6월 큰 부도를 내고도 그후 디자인 개발에
힘써 3년만에 완전 정상화를 이뤄냈다.

이 회사는 부도액 18억여원 가운데 이미 17억여원을 갚았냈으며
올해안으로 나머지 부채도 완전 청산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은 약 40억원으로 지난해(30억원)보다 30%가량 늘며 거의
부도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또 디자인 고급화로 브랜드 인지도는 부도전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81년 회사명 선일로 문을 연후 승승장구하던 이 회사가 부도를
낸 것은 3년전 6월27일.

대규모 자기매장을 열면서 10억원이상이 투입돼 자금이 달리던 차에
한식기시장 침체로 대리점 등 거래선의 어음이 잇따라 부도난 때문이었다.

부도금액은 웬만한 중소기업으로선 재기를 꿈꾸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평소 신용을 두텁게 쌓은 덕분에 채권자들은 채무를 3년간
연장해줬다.

빛독촉이 사라지자 최사장은 날밤을 새가며 다시 설 방법을 고민했고
결국 기존 제품과는 전혀 다른 고급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단돈 몇백만원도 아쉬운 때였지만 제품및 포장디자인을 개선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은 이런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급 디자인 식기는 이미 필수품이 아닌 충동구매품이라고 본 그는
신세대 취향에 맞게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진열시 제품을 돗보이게 하고 긁힘을 방지한 제품 포장디자인도
개발해냈다.

이 포장디자인은 식기업체의 고전이 됐을 정도로 획기적인 것이었다.

또 CI(기업이미지통합)를 통해 회사이름도 바꿨으며 로고도 새롭게
만들었다.

여기에 백화점과 면세점 등 고급 거래선이 고스란히 유지되는 행운도
따랐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5년초, 부도를
낸지 반년 남짓 지나서였다.

그후 지금까지 부도전 재고는 단 한개도 시장에 내놓지 않았으며 줄곳
고급 디자인으로만 승부해왔다.

직원들도 이를 악물고 뛰어 몇몇 백화점 식기매장에서는 "화인센스"
브랜드가 판매 1위를 놓치지 않을 정도였다.

서연아트는 지난 96년에도 GD(우수산업디자인)마크를 받은데 이어
올해 "GD전"에서는 은수저 디자인으로 중소기업청장상을 받아 디자인의
우수성을 과시했다.

<김용준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