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반 시장에 ''저가 경쟁''이 불붙고 있다.

EMI클래식스가 최근 4천원대의 염가음반인 ''레드라인''시리즈 63종을
내놓은데 이어 저가 레이블의 대명사인 낙소스가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가며
국내시장 공략에 나선 것.

클래식음반은 가격에 따라 정상(1만5천원대) 중가(1만1천원대)
저가(4천~5천원대)로 구분된다.

세계적으로는 낙소스가 지난해 전세계 클래식음반 매출의 15%에 이를 만큼
저가시장이 큰몫을 차지하지만 ''값과 질은 비례한다''는 인식이 유독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저조한 실정.

이같은 상황에서 ''레드라인''시리즈가 발매 15일여만에 6만여장이
팔려나가고 창립10주년을 맞은 낙소스가 그동안 대형매장 위주에서 소규모
소매점까지 판매망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을 펴고 있어
두 레이블의 경쟁뿐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저가시장이 자리잡을수 있을지
주목된다.

레드라인은 EMI본사가 세계저가시장의 낙소스를 겨냥해 창사 1백돌기념
한정판으로 내놓은 레이블.

1차분 64종에 이어 내년 초가지 모두 2백종을 발매할 예정이다.

메이저회사답게 리카르도 무티.네빌 마리너(지휘), 안네 소피 무터.정경화
(바이올린), 베를린 필.빈필 등 정상의 음악가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값싸게 들을 수 있는 점이 강점.

네빌 마리너 지휘의 브란덴부르크협주곡, 알반베크4중주단의 베토벤
현악4중주 음반 등은 명반으로 꼽힌다.

신나라레코드가 수입하는 낙소스는 오디오 유통업을 하던 클라우스헤이만이
''값싸고 좋은 음반을 내자''는 취지로 만든 레이블.

지명도가 높지 않은 수준급 아티스트를 발굴, 싼 가격과 다양한 레퍼토리에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메이저레이블 못지 않은 1천5백여개의 레퍼토리를 구축했다.

94년이래 세계 레이블별 클래식 판매량에서 2위를 차지할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음악평론가 이순열씨는 "대부분 수준급 연주와 음질을 갖추고 있다.

시원찮은 아티스트도 끼여 있지만 깜짝 놀랄만한 훌륭한 연주도 들어있다"
고 말하고 예뇌 얀도의 베트벤 ''피아노 소나타'', 코다이4중주단의
하이든 ''현약4중주'' 등을 명반으로 꼽았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