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설적인 골퍼 벤 호건이 84세를 일기로 25일 타계했다.

지난 40년대말과 50년대초로 골프계를 주름잡았던 호건은 기관지염
치료를 위해하루전 텍사스의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85번째 생일을
3주 앞둔 이날 숨졌다고 그의 여비서 패트 마틴이 발표했다.

벤 호건은 지난 46년부터 53년사이 US오픈에서 4회우승, 매스터즈와
PGA선수권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올랐으며 브리티시 오픈 타이틀도 획득한
인물.

50년 US오픈은 특히 당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다시는 걷지못할 것이라는
의사들의 예측을 완전히 빗나가게 한 것이어서 더욱 유명했다.

벤 호건은 지난 49년 2월2일 승용차를 몰다 버스와 정면 충돌, 거의
죽음에 이를 정도로 크게 다쳤으나 산산조각이 나 거의 망가진 다리뼈가
아물자 주치의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듬해 필드에 나서 US오픈 타이틀을
획득,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흰 모자에 흔들리지않는 집중력로 유명한 호건은 생애 네차례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획득한 4명의 전설적인 골퍼중 1명.

호건은 PGA투어에서 무려 63번이나 우승했는데 그의 기록을 능가하는
이로는 샘스니드(81회 우승), 잭 니클로스(70회 우승) 뿐이다.

그는 전설속에 사라졌지만 그가 걸어간 발자취 뒤로 아놀드 파머,
낵 니클로스가 뒤따랐고 90년대 후반부에는 타이거 우즈가 우뚝 서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