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이 증시를 이탈할 것인가.

태국 바트화 폭락이후 동남아시아 각국이 외환위기에 몰리자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도 떠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모두 18조원으로 시가총액(1백80조원)의 약 18%에 달한다.

이들 자금중에서 단기투기성 자금인 헤지펀드자금은 전체 외국인 자금의
2.1%선인 약 4천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이자율 환율등의 변화를 예상, 각국 증시나 외환시장에서 투자
하는 자금으로 국내에는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와 줄리언 로버트슨의
타이거펀드 마이클 스타인하트의 스타인하트펀드 등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감독원은 그러나 이들 자금이 증시나 외환시장을 빠져 나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증감원은 이날 원화의 투기적 거래와 가능성이란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태국 필리핀과 달리 달러의 유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역외 외환선물시장,
비거주자의 원달러선물거래 등이 미미하다"면서 환투기에 의한 환율불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비록 환율이 급변하더라도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주식자금은 환율변동
과 거의 무관하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이석태 국제영업부장도 외국인들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환율이
불안해지자 오히려 지난 6월에 한국으로 자금을 이동시켰다"며 외국인 자금을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최근 매수에서 관망세로 돌아섰음을 강조하며 7월의
무역수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오는 8월초 발표될 7월의 무역적자가 10억달러를 넘을 경우 외국인들에게는
우려할 수준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강조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투자자문하고 있는 액츠투자자문의 정진호 사장도
"외국인들은 2~3개월간의 경상수지 추세를 주시한다"면서 7월의 무역적자가
의외로 커질 경우 외국인의 매수세가 꺾일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내외 금리차를 이용해서 주식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약 20억~30억달러정도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이들 자금이 빠져 나갈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주병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