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류하면서 부터다.
그전까지 몸담았던 한국과학기술원을 떠나 경쟁이 매우 치열한 기업에
몸담게 되면서, 그것도 최일선 개발분야를 책임지면서 우선적으로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됐다.
그래서 뭘로 건강을 다질까하고 이것저것을 궁리하던 끝에 이왕 시작하는
김에 운동을 하면서 사원들간에 친목과 유대를 다질수 있는 스포츠를
해보기로 먹었다.
그후 여럿이 모여 한참을 숙고한 끝에 마침내 볼링모임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뜻을 같이한 동료 직원들과 필자는 91년 가을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회사근처의 한 볼링장에서 "큐빅"이라는 볼링동호회를 결성하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세월이 많이 지난탓에 당시 동호회 설립을 주도했던 젊은 사원들은
지금은 과장이 되고 대리가 되었다.
그리고 볼링동호회 "큐빅"도 엄청나게 성장하여 재적회원이 1백여명을
헤아릴 정도가 됐고 정기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회원만도 김대열 과장을
비롯 한순환 최승권 김수영 선임연구원과 배지신 대리 등 평균 30~40명에
달한다.
"큐빅"은 처음 창립될 당시부터 모두가 볼링이 좋고 만남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다보니 동호회의 선남선녀들끼리 몇쌍의 커플이 나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동호회 멤버들은 매주 목요일이면 회사인근의 스포츠센터에서 정기모임을
갖는데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하고 부드럽기 그지없다.
특히 편을 여럿으로 나눠 시합을 할라치면 여성사우들이 유난히 많아서
인지 게임때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시합을 하다보면 어느새 모두는 하나가 되어 있으며 볼링핀이
깨끗하게 넘어지는 스트라이크의 경쾌한 파열음속에서 그날의 피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히 사라져 버린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큐빅"은 지금도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회사내의
여러 동호회중에서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모임이 되어있다.
일년에 두번있는 큐닉스 볼링대회도 우리 "큐빅"이 자랑하는 행사다.
큐빅회원이 아니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사내에 숨겨진
고수들이 다수 참가해 경합을 벌이곤 한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실력을 갈고닦은 큐빅회원들이 상을 싹쓸이하지만
이보다는 볼링을 통해 얻어지는 끈끈한 동료애가 우리에게는 더욱 소중하다.
그리고 게임을 끝내고 이마의 땀방울을 닦을때마다 매사에 감사하라는
성경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