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충청권 텃밭을 의식한 자민련보다 훨씬 강도높게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를 두들기고 있다.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천용택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연일
새로운 사실을 공개, 이대표를 압박해온 국민회의는 30일에도 병역기록표
존재여부와 관련한 정부측의 "실무진 착오" 해명과 이대표측이 밝힌 장남
정연씨의 최근 체중 "51kg"이 모두 거짓이라며 공세를 계속했다.

천의원은 이날 오전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지난 3월10일
한 민원인으로부터 이수성 이회창씨 자제의 군면탈에 부정이 개입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3월26일 국방부에 정식으로 자료를 요청한 이래 4개월간
국방부를 설득해 자료를 얻어냈다"며 "수십차례에 걸친 자료제출 요구에
시달린 국방부가 마지못해 보낸 자료가 사무착오였다는 것은 명백한 허위
진술이다"고 주장했다고 정동영 대변인은 전했다.

정대변인은 "국방부가 수십차례의 자료제출 요구에 마지못해 "폐기했다"는
서면답변을 낸 것은 병역기록을 은폐.조작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장성민 부대변인은 "정연씨가 소속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직원들의
건강검진을 매년 6월에 실시하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J클리닉에 따르면
정연씨의 키와 몸무게는 96년 1백79cm에 57kg, 97년 1백80cm에 58kg이었다"
면서 "이대표는 왜 58kg이나 되는 장남 체중을 51kg으로 축소 조작해 발표
했느냐"고 추궁했다.

국민회의는 이와함께 이대표가 지난 28일 TV토론에서 밝힌 "경선자금
1억5천만원"에 대해 "전국 대의원 1만2천명은 이후보로부터 1회이상 대의원
선임 축하전보를 받았다"며 "고급전보 한장가격이 7천원이므로 이것만으로도
1억원 가까이 된다"고 반박했다.

국민회의는 경선자금 주장에 대해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버금가는
중대사태로 규정짓고 전국 지구당 조직을 통해 증거자료를 수집할 것이라고
강조해다.

반면 자민련은 김종필 총재가 지난 29일 TV토론에서 밝힌대로 "국방부와
병무청 등이 법대로 처리했다고 하니 일단 믿을수 있지만 의구심은 남는다"는
차원에서 이대표에게 진상공개를 촉구하는 정도의 공세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회의의 이대표에 대한 공격은 "검증"을 통해 이대표의 "거품"을
빼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대표를 심정적으로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이탈시키고 신한국당내 반이대표
그룹의 행동반경을 넓혀줘 이대표의 발목을 잡아두겠다는 것이다.

또 이대표의 지지기반을 흔들어야 야권후보단일화의 시너지효과가 극대화
될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 지지율 하락은 최소한 충청권에서 자민련의 반사이익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자제병역문제만으로도 "이대표는 안되겠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판단, 적절한 공세수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