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제3자 인수를 예상한 현대와 삼성그룹이 지분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영권을 얻기 위해서는 미국 포드측과
기아그룹 임직원이 보유한 지분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기아자동차의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
되는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의 기아자동차 공식지분은 각각 6.08%와 1.85%에
불과하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양측이 계열사나 관계사를 통해 물밑에서 확보한
기아차 지분이 최소한 각각 10%가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공식지분은 삼성생명 4.86%, 삼성화재 1.22%이나 관계사나
임직원 등 명의의 소유지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공식적으로 현대화재해상보험 1.36%과 현대증권 0.49%에 불과
하나 특수관계인인 한국생명이 4.4%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현대자동차와 국투증권을 통해 인수한 기아자동차의 사모 전환사채(CB)
5백억원어치(4.14%)를 포함할 경우 10%에 가깝게 된다.

이밖에 증권가에서는 지난 15일이후 동원증권과 동서증권이 기아차 주식
약 1백20만주(1.58%)를 매입한 것도 기아자동차 인수에 관심이 있는 그룹과
연계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포드자동차(마쓰다자동차 보유지분 포함)가 갖고 있는 기아자동차
지분은 16.91%이며 기아그룹은 계열사인 기산과 기아 임직원들로 구성된
경영발전위원회가 15.9%를 갖고 있다.

따라서 현대나 삼성이 이미 확보한 지분에 포드나 기아그룹 어느 한쪽으로
부터 합의를 통해 지분을 넘겨받을 경우 압도적인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
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이같은 이유로 증권업계에서는 기아자동차가 제3자에 인수되더라도 정부나
기아자동차와의 합의에 의해 이들 지분을 넘겨받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