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일 홍콩이 중국본토로 반환된 이후 1개월이 지났다.

홍콩발 통신과 신문기사들은 연일 "이상무" "일극양제의 순항"등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함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이상무"일수가
없다.

특히 한국과 일본 미국등 외국기업이 본토와 홍콩 두지역에 걸친 중국기업
을 상대로 상거래를 할때 어느 법을 적용해야 하느냐는 벌써부터 논단거리가
되고 있다.

상사분쟁이 발생할 때 중재지를 홍콩으로 할것이냐 중국으로 할것이냐가
그 하나이다.

조성연 삼성홍콩유한공사 샤먼(하문)지사과장은 "민사소송의 대상인 지적
재산권이나 독점적인 중국내 광고영업권 특허권 상표권이 양쪽에서 법적으로
보호받을수 있는 지도문제"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것이 홍콩과 중국의 법률체계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만큼
이나 다르다.

홍콩지역에서 상사분쟁이 발생하면 3실제를 적용받을수 있고 법률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못한 사안은 기존 판례에 준해서 해결이 가능하다.

반면 중국과 홍콩 두지역에 관련된 기업과의 민사소송은 "최종 심사전에
반드시 중앙정부의 해석"을 구해야 한다.

더욱이 기존 상관행과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과 상충될때는 기본법을 우선
적용하고 그래도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유권
해석을 받아야 한다.

중국당국이 민감한 민사소송에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상사분쟁지를 결정하는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한국이나 일본 미국기업들은 중국내 상사중재위원회를 통해 분쟁해결에
들어가면 사건 자체를 포기할 정도이다.

예상밖의 결정이 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본토에 사업거점을 두거나 홍콩에 지사를 둔 중국기업들은
"자국 법규를 기준으로 상거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며 "중국내 상거래는
물론 홍콩지점과의 계약체결때도 베이징(북경)을 중재지로 명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박응복 제일은행 홍콩지점장은 " 국제관례에 따라 계약을 체결
하는게 바람직하다"며 "중국기업들이 자국중재기관을 고집할 경우 싱가포르
등 3국을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지적재산권과 특허권 상표권 등의 법률적 용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홍콩에 등록된 상표권과 특허권은 중국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관건
이다.

지적재산권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세계굴지의 컴퓨터회사인 미국 IBM은 홍콩반환 이후 중국과 홍콩간 관련
법률의 현격한 차이를 인식하고 중국에서 자사상품의 지적재산권 보호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홍콩이 중국영토임을 내세워 유리할때와 분리할때의 입장이 달라지는
중국기업에 대응하기 위한 것.

외국기업과 상거래 계약을 체결할 때의 기준을 명시한 "중국섭외경제합동법"
도 문제거리다.

중국기업 관계자들은 "지난 7월1일 이후 홍콩은 섭의(대의)가 아니다"면서
외국기업과 상거래할 때 자국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처럼 중국과 외국기업 중국과 홍콩기업간의 법률적용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홍콩과 인접한 광동성지역 변호사들은 "외국기업과의 상거래대 중국법
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데는 문제가 있다"며 "중국법과 홍콩법의 적용을
둘러싼 충돌을 조정하는 상거래규칙을 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같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중국당국은 줄곧 "변함없는 홍콩"을 의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기업들
은 홍콩과 중국간의 현격한 법률내용 차이를 무기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 선경그룹중국본부장은 "중국과 홍콩의 법정신이 다르고 판사임용
방식까지 상이한 양쪽의 차이를 일치시키는 것은 "큰 작업"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전환기 계약체결 때 조항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
한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