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10월말 선보이게 될 일반 시중은행들의 금융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 기업 장기신용 주택 등 특수은행이 독점했던 금융채 시장이 완전
개방돼 시장규모가 커져 경쟁원리가 도입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산금채 (산업은행) 중금채 (기업은행) 장신채 (장기신용은행)
주택채 (주택은행)를 발행해온 은행들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태연한
모습들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시중은행들의 발행규모와 채권종류에 한시적인 제약이
가해져 경쟁이 안된다는 점.

시중은행들은 1년동안 자기자본의 25%이내에서 3년만기 채권만 발행토록
돼있다.

특히 그동안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높은 금리로 대출함으로써 예대마진을
거뒀던 시중은행들이 11%이상인 금융채를 팔아 조달한 자금으로 어떻게
이윤을 낼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시중은행들의 고객끌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에따라 시중은행들은 "묶인 팔다리"가 완전히 풀릴 때를 대비, 금융채
발행과 관련된 노하우를 축적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그렇지만 발행규모나 채권종류가 완전히 개방되면 금융채시장의
춘추전국시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채권시장 규모는 발행기준으로 어림잡아 연간 1백조원으로 이중
금융채는 20조원 가량.시중은행들이 자기자본의 50%까지 금융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면 대략 8조원에서 10조원 가까운 추가물량이
공급된다.

기존 금융채 시장의 절반이상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한편 시중은행들에 대한 금융채 시장 완전개방은 회사채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에 발행된 금융채는 지난 96년말 기준으로 25조2천8백97억원.

이중 1년만기가 47%대, 3년만기는 44%대로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시중은행의 금융채 발행가능규모 10조원에서 40%대만 발행된다고
쳐도 3년만기 채권은 4조원어치의 추가공급이 생겨난다.

은행이 보증한 3년만기 회사채의 시장규모는 연간 5조8천억원대.

금융채가 회사채보다 안전한 점, 그리고 최근의 대기업 부도사태로
회사채에 대한 불안심리가 어느정도 깔리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회사채는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