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도입한 "부문별 부회장제도"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해 각
부문별로 책임경영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사업군을 <>제조 <>건설 유통 <>금융보험 등 3개 부문으로 나누고
해당 부문별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의 전권을 주겠다는 것.

이에따라 그룹회장의 결재권이 부회장에게로 대폭 이양됐으며 부회장들은
신규 투자 등 해당 계열사 경영 전반을 폭넓게 책임진다는게 그룹의 설명
이다.

한마디로 삼성 대우 등이 도입한 "소그룹장"이나 LG그룹의 "CU장" 개념으로
보면 된다.

보험과 건설에서 각각 잔뼈가 굵은 손건래부회장과 홍관의부회장이 부문별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제조부문은 김형배 그룹부회장이 겸임하게 됐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부분은 반도체 사업진출에 대한 동부그룹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나 있다는 점.

그룹의 안살림을 맡던 기획조정실장을 반도체 사업 전담사인 동부전자로
전진배치해 신규 진출을 진두지휘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현대전자출신의 민위식부사장을 비롯한 장기제전무(한국은행 출신)
강경일전무(일진 출신)등 외부 영입인사들을 동부전자에 집중배치해 반도체
사업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따라서 동부전자 경영진에 대한 인선작업이 마무리된 것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준비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