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동호회라면 생각나는 것이 흔히 농구 볼링 수영 등의 운동들이
주종을 이루지만 신세계백화점 천호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중인
"평민처럼"이라는 이름의 동호회는 일반적인 직장모임과 다르다.

이 모임은 포장 메이크업 재즈댄스등 주로 여성들이 흥미를 가지는
과목들을 배우는 매우 학구적인(?) 모임이다.

"평민처럼"이란 모임이름도 특이하다.

이처럼 이색적인 이름은 이 모임회장인 경리과 김라미씨의 아이디어로
나왔다.

이 모임 고문으로 있는 필자도 일정한 조언(?)을 해주었음은 물론이다.

작명의 의도는 이렇다.

요즘같이 모든 사람들이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현대인들끼리 괜스레
업무가 바쁘다거나 피곤하다는 핑계로 누구나 다 즐기는 취미들도 못즐기는
무기력한 사람이 되지말자는 의도에서다.

이름부터 튀는 느낌을 주는 "평민처럼"을 속속들이 소개해볼까한다.

여성회원 20여명으로 구성된 "평민처럼"의 주요 활동은 회사에 다니면서
부족한 시간때문에 자기 계발과 여가 선용에 소홀해지기 쉬운 환경에서
회원들의 토론을 통해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강좌를 선택하는
일이다.

또한 쉽게 이 모임의 활동에 참여할수 있도록 하기위해 강사를 초빙,
점포내 교육실에서 일과후 강좌를 받거나 문화교실 입과를 통해 교육을
받는등 쉽게 문화생활에 접근할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평민처럼"은 지금까지 포장 메이크업 지점토 등의 강좌를 실시했고
현재 천호점 문화센터에서 매주 재즈댄스를 배우고 있다.

괜스레 스트레스 받는다고 퇴근후 맥주집이나 기웃거리지말고 자기
계발에 몰두하는 일이 가장 멋진 직장생활이라고 우리 회원들은 굳게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회원들의 얼굴에는 언제나 생기가 넘쳐흐르고 그 어느
직장보다 힘든 백화점에 일하면서도 짜증을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바쁜 와중에서도 모임을 갖는 날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날이
되고 만다.

지금 우리 모임은 공채 23기 미만의 젊은 회사원들로만 구성돼있으나
재즈댄스 강좌가 끝난후에는 남자사원들도 참여시킬 계획이다.

그렇게되면 우리 "평민처럼"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프로그램으로 여느 동호회의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