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호텔을 경영하던 한국인 사업가가 현지 공무원들의
뇌물상납 요구를 거부한 보복조치로 강제추방돼 전 재산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3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아리랑비치호텔을
경영하던 정동일씨는 불법체류자로 몰려 지난 4월 추방됐으며 입국규제자
명단에까지 올라 60만달러에 이르는 현지 재산권 행사가 불가능한 상태다.

정씨는 지난해초 부지를 임대,호텔을 지은 뒤 현지 이민국과 경찰들의
뇌물상납과 향응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해 이같은 보복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호텔 문을 연지 두달만인 지난해 7월 현지경찰은 취업비자가 없는
상태에서 호텔을 지은 것은 불법이라며 여권을 압수하고 재판에 회부하기도
했다.

벌금형을 받은 뒤 비자 갱신을 시도했으나 현지 공무원들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인도네시아인들이 신원보증 서기를 거부, 결국 불법체류자가
돼 강제추방됐다.

특히 이과정에서 발리 이민국장은 2천3백만루피 (8백만원 상당)를 주면
추방조치를 취소하겠다며 뇌물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인도네시아정부를 상대로 재산반환청구소송을 내고 인도네시아
대사관앞에서 가족과 함께 항의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또 외무부 역시 정씨의 재입국을 허용해주도록 인도네시아 정부에
요청했으나 인도네시아측은 실정법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정씨의
재산권회복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