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주권이 중국에 귀속된지 한달이 지났다.

''사회주의속의 자본주의''라는 세계 역사상 보기드문 시험장이 된 홍콩.

그 앞날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특히 기업들에는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지중 하나가 된 홍콩의 미래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한켠에서는 그동안의 성장속도가 과연 지속될 수 있는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거대한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을 등에 업고 더욱더 번영을 누릴 것이라는
상반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 서울대표부 수석대표인 샤오셍종씨로부터 홍콩의
앞날을 들어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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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동방의 진주" 홍콩은 세계경제사상 기적을
일으킨 "아시아의 네마리 용"중 하나다.

중국은 1백55년간의 주권상실의 역사를 딛고 중화민족이 다함께 축배를
드는 역사적인 시간을 마침내 맞이했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영국은 수차례에 걸쳐 홍콩의 양도를
중국측에 요구했다.

영국이 이처럼 홍콩에 탐을 냈던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홍콩이 갖는 특수한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홍콩은 교통의 요충지로서 중국대륙으로 통하는 남대문이라 할 수 있다.

둘째는 거대한 시장을 가진 중국과의 무역통로를 터 커다란 상업적 이익을
갖고자 했다.

결국 1841년 영국은 중국 정부의 아편수입금지에 대한 보복조치로 홍콩을
강제로 점령했다.

중국 근대역사상 첫번째의 불평등조약인 "난징조약"을 체결한 것이다.

영국은 다시 1898년 청조를 협박해 제2차 베이징조약을 맺었다.

이 조약에 따라 영국은 99년간(1997년 6월 30일 만료) 홍콩을 조차할 수
있게 됐다.

옛말에 이르기를 "사실이 웅변보다 낫고 수치만큼 설득력있는 것은 없다"
고 한다.

실제 홍콩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고 개방돼있는 곳으로 꼽힌다.

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자유항으로서 무역, 기업경영, 자본의 이동,
화폐의 태환이 자유롭다.

얼마전에 발표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도시리스트에서 홍콩은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홍콩의 1인당 GNP는 2만3천4백달러로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이며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홍콩은 세계 8대 무역지구로서 지난해 수출입 총액이 3천8백억달러에
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홍콩은 아시아에서 가장 번영한 금융센터로서 뉴욕과 런던 다음가는 세계
제3위 금융중심지이다.

현재 홍콩에서 개업한 은행만 하더라도 1백86개에 달한다.

세계 1백대 은행중 85개가 홍콩에 지점을 개설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홍콩의 외환보유고는 6백억달러를 넘어서 세계 7위에
랭크됐다.

홍콩은 금거래분야에서도 런던 뉴욕 취리히와 함께 세계 4대 금시장으로
불린다.

이밖에도 서비스무역 수출량, 관광업, 광케이블 설치밀도, 국제공항의
여객운송량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홍콩이 이같은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홍콩의 경제성장은 2차대전이 끝난 후 불과 수십년만에 이뤄진 것이란
점에서 특히 그 궁금증은 더해진다.

홍콩의 성장은 무엇보다 거대시장의 중국을 등에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홍콩의 자유항정책이 외국및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윤활유작용을
했다하더라도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오늘날
중계 무역항으로서의 지위를 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홍콩인구의 95%를 차지하는 중국인은 홍콩의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

뿐만 아니라 홍콩내 10대 중국무역그룹이 장악한 시장가치는 93년말 현재
1조 홍콩달러에 육박하며 이 액수는 전체 홍콩주식시장 총액의 33%에 달한다.

더욱이 홍콩의 발전과 번영은 중국의 측면지원 속에서 가능했다.

1950년대 이후 중국정부는 홍콩의 발전을 위해 홍콩의 안정에 적합한
국제환경과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70년대부터 시작된 중국의 대외개방정책은 홍콩 경제발전에 중요한
무대를 제공했다.

결국 "중국 요인"이 홍콩경제의 발전을 촉진하고 원동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은 앞으로도 홍콩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데 있어 가장 믿을만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로이터통신사의 최근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홍콩에 진출한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은 홍콩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정부의 통계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자료를 보면 홍콩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4.7%이며 올해는 이보다
늘어난 5.5%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홍콩주재 외국기업들 사이에는 홍콩의 장미빛
미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임기가 만료된 홍콩한국상회 박종현회장은 "홍콩과 중국은 수년간
경제적으로 상호 보완성을 유지하며 관계를 발전시켜나왔다.

영국이 떠나간 이후 양지역은 더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상업적 이익을
도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다수의 기업들이 홍콩의 장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최근 제정된 "홍콩기본법"이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보장하는 법률적
장치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콩기본법이란 90년 4월 중국인민공화국 제7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3차
회의에서 통과 반포된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기본법"을 가리킨다)

이 법은 덩샤오핑이 제기한 바대로 홍콩문제 해결을 위한 일국양제 방침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 법의 기본정신은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주권의 회복" "제도의 불변" "높은 수준의 자치" "홍콩인의 홍콩통치"
등이 그것이다.

이같은 조항들은 그동안 홍콩이 번영을 이뤄온 큰 틀을 그대로 유지해
나가겠다는 것을 합법적으로 보장한 것으로 홍콩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호응과 지원을 받은바 있다.

이러한 기본정신은 다음의 두가지로 더욱 구체화된다.

하나는 국제경제무역규범에 따라 중국대륙과 홍콩간의 경제 무역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돼나간다는 것이다.

이는 즉 홍콩에 진출한 기업이 중국대륙에 투자할때 철저한 자유무역조항에
의거, 화물 무형자산 자본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다른 하나는 단일관세 지역으로서 홍콩특별행정구는 단독으로 세계 각국
및 각 지역과 경제무역관계를 유지시켜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장받는다는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와 관련해서도 홍콩특별행정구는 독립적으로 권리를
행사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외국기업들이 홍콩의 경제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두번째 이유는
중국대륙의 지속적인 고속성장이 향후 홍콩의 번영에 커다란 버팀목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데 있다.

홍콩의 경제발전과정을 보면 홍콩과 중국대륙의 경제무역관계가 "입술과
이"와 같이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홍콩정부가 최근들어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중국대륙은 여전히
홍콩의 최대무역파트너이다.

중국대륙의 경제상황이 홍콩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쉽게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비약적인 경제발전 추세도 홍콩의 장래를 지원할 수
있는 믿을만한 보장책이 된다.

세계은행의 예측에 따르면 2000년이후 전세계의 경제성장중 절반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지역에서 이뤄질 것이라 한다.

그 요충지에 위치한 홍콩이 이 과정에서 커다란 상업적인 기회를 얻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더욱이 이 지역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인한 막대한 수요창출은 국제금융,
운송, 정보 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킬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