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랜차이즈 5백대 기업가운데 7위를 차지하고 있는 청소용역업체인
"자니킹(JANI-KING)"을 국내에 상륙시킨 사나이가 있다.

(주)백진 대표이사 백두흠(35)씨.

백씨는 1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청소시장에 선진 청소문화를 보급하겠다는
각오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주로 50~60대 아줌마들이 해오던 종전의 청소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승부를 걸고 있다.

20~30대 청년들이 유니폼을 말끔히 차려입고 최신식 첨단 진공청소기와
광택기, 특수용액 등을 사용해 구석구석까지 깨끗이 닦아내면서 청소에도
"프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니킹은 지난 69년 미국의 짐 캐노비에 의해 설립된 빌딩청소 전문용역
업체.

현재 전 세계에 6천여개의 체인점이 있다.

진출해 있는 국가는 영국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멕시코 등 15개국이며 한
국가에 한 프랜차이즈만 둔다.

백씨는 원래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90년 귀국, 컴퓨터업계와 베어링제조업체에서 근무해오던 그는 뭔가
새로운 일을 찾고 싶었다.

그때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가 미국에서 생활할 때 아르바이트하던 청소
용역업체.

96년2월 바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워싱턴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쇼에 참가해 자니킹을 만났다.

그러나 자신외에도 우리나라에서 온 4~5명의 경쟁자가 더 있었다.

국내 유명기업도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3개월간 밤잠을 안자며 시장조사를 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두달간의 심사끝에 계약하자는 연락이 왔다.

국내 판권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한달간 교육이 실시됐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계속되는 스파르타식 개인교육으로 청소에
관한 모든 것과 체인점 관리 운영 등을 철저히 배웠다.

96년 10월 사무소를 연뒤 체인점 모집에 들어갔다.

7개월만에 24개업체가 동참했다.

체인점들엔 자니킹이 37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전수해줬다.

기술과 자금, 장비를 지원해주고 청소원들에게는 각종 청소방법을 담은
비디오교육과 정신교육을 시켰다.

또 국내 중.대형 빌딩 청소용역을 수주토록 알선도 했다.

5억원짜리 대물보험과 상해보험도 들어놨다.

아직 흑자상태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상당한 성과를 얻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청소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바닥이나 닦고 화장실만 청결하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건물 청소도 건물주가 아는 사람에게 대충 맡겨버립니다.

하지만 청소는 자기 집처럼 해야 합니다"

이를 모토로 청소업무를 철저하게 프로화 전문화하는게 백씨의 목표.

청소할 수 있는 곳은 무궁무진하다.

빌딩 사무실 병원 학교 레스토랑 오피스텔 등의 바닥관리에서 카페트
대리석 화장실 청소까지 셀 수 없이 많다.

건물관리 및 청소 컨설팅도 해주고 건물주 주문에 맞춰 1년동안 청소
스케줄도 작성해준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자니킹 대리점을 운영중인 그는 "청소는 경기를
타지 않는다. 수입도 고정적이다. 뛰는 만큼 돈도 많이 벌게 된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사업초기에는 체인점주 자신이 직접 몸으로 때우는게 많다.

청소는 주로 남들이 다 퇴근한 밤에 이뤄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남들이 기피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무엇보다 보람있는
일이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