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부산항과 광양항을 동북아 중심항만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이들 항만의 배후단지에 재포장, 상표부착, 가공.조립 등을 위한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4일 재정경제원과 해양수산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21세기
국가과제의 하나로 선정된 동북아 물류중심기지화전략의 추진방침을 이같이
확정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컨테이너 주항로와 항만개발계획 등을 고려할 때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서의 여건을 갖추고 있는 곳은 부산항과 광양항이라고 지적
하고 이들 두항만을 컨테이너 중심항만으로 육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항은 국내 영남권 화물 외에 일본 규슈 및 동해안지역, 러시아 등
환동해권의 환적화물을 유치하고 광양항은 넓은 배후부지 및 북중국과의
근접성 등을 고려해북중국의 환적화물을 중점 유치하기로 했다고 이 관계자
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방안의 일환으로 이들 항만의 배후단지에 자유무역지대
를 설치, 환적화물의 재포장, 상표부착, 가공.조립, 품질관리 등이 가능한
국제물류센터로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무역지대의 설치를 위해 관세법, 항만법, 항만운송사업법 등을
개정,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관세부과면제기준 등을 설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의 경우 배후단지내의 자유무역지대에
국내외기업을 유치해 국민총생산(GNP)의 15%를 창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동북아 경제권이 21세기에는 유럽과 북미권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운송권을 형성할 전망이며 특히 중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단일국가
로는 세계 최대가 될 것이나 상해 이북의 중국항만들은 수심이 얕아 대형
컨테이너항만의 개발에 한계가 있고 대형선사들은 소규모 항만 기항을 기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남해안은 수심이 대형항만 개발에 적합하고 컨테이너
화물의 북미항로나 구주항로의 주항로에 위치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
했다.

또 중국의 환적화물을 많이 유치하고 있는 일본 고베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남해안은 북미항로의 거리를 90마일 단축할 수 있고 하역료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다 철도 및 도로를 통한 대륙과의 연계성도 더욱
앞선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