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열 제일은행장은 이날 대표자회의를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부도
유예기간중 발생하는 기아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사태는 전적으로 기아책임"
이라며 "채권단이 요구하는 사표와 노조동의서를 기아가 결국 갖고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차 회의의 결과와 의미는.

"채권금융기관의 1차적인 목표는 기아그룹의 정상화다.

그동안 기아측이 보여준 자구계획은 미흡한 점이 많아 부도유예협약 기간을
정하고 자금지원은 추후 기아측의 태도를 봐가며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오늘 회의에서 부도협약을 취소하자는 강경한 주장들이 상당히 있었지만
현재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우선 정상화부터 추구하는게 서로가 사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처음에 강경했다가 태도를 바꾼 이유는.

"자구를 한다고 했지만 지배주주가 없다보니 신뢰감이 적었다.

은행들의 요구로 부동산매각일정이 제시됐고 CB(전환사채)임의발행에도
제재가 가해졌다.

오늘 제출한 조건부 노조동의서와 조건부 사직서도 미흡하긴 하지만 많이
진척된 수준이다"

-부총리와 무슨 얘기를 했나.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다.

또 제일은행의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고 특융도 요청했다.

부총리는 고민을 함께 해보자고 얘기했다"

-아시아자동차 분리매각문제는.

"분리가 좋은지 합병이 좋은지는 전문기관(신용평가기관)의 판단에
맡기는게 좋다고 본다"

-김회장이 사표를 내면 어떻게 되나.

"채권은행장들의 의견을 조율한 결과 이 사람들(기아경영진)과 함께
일해서 자구가 제대로 실현되겠는가에 의구심이 많았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