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간의 오랜 밀월관계에 균열 조짐이 엿보여
일본 자동차강판 시장에 대한 한국 철강업체들의 진출에 청신호가 되고 있
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신일본제철 등 일본의 5대 고로사들은 도요타
를 비롯한 대형 자동차업체에 대해 냉연강판과 표면처리강판의 공급가격을
인상키로 결정하고 곧 협상에 착수키로 했다.

일본 고로사들의 자동차용 강판가격 인상요청은 6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인상폭은 t당 3천엔(약 3%)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철강사들은 올 가을
출하분부터 인상 가격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협상은 최대업체인 신일본제철과 도요타자동차 사이에 진행되며 인상폭이
결정되면 닛산 혼다 미쓰비시 마쓰다 등 5대자동차업체에 순차적으로 적용
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자동차용 강판수요의 99.5%를 자국산 제품으로 충당해온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이번 가격협상 결과에 따라 자국산 제품의 사용비중을 상당
부분 낮출 수도 있을 것으로 한국 철강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포항제철의 경우 수년전 일본 고로사들의 거센 저항을 받으면서 일본의
미쓰비씨자동차에 최초로 냉연강판 공급을 시작한 바 있다.

당시 일본 고로사들은 포철의 공급물량이 워낙 소량인데다 일본 자동차업
체들이 포철 제품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사실상 포철의 자동차용 강판 수입을 "묵인"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