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상태에 있는 모든 것에서는 비용이 발생한다.

정보인프라 구축의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가 바로 이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병원 진료실 앞에서의 대기시간, 공항에서의 대기시간, 은행창구에서의
대기시간, 동사부소에서의 대기시간, 도로에서의 대기시간, 심지어
엘리베이터 앞에서의 대기시간까지 그것은 지루한 것이다.

대기시간을 단축시키거나 제로화할 수는 없을까.

개인의 경우도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하여는 여러가지 작전과 정보의
이용이 필요하다.

공항에서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하여는 그 시간대 도로의 교통상태를
알아야하고, 병원에서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하여는 예약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사회의 정보인프라는 전국민의 모든 생활의 흐름에서 바로 이 대기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보인프라와 예약시스템이 잘 짜여진 종합병원에서는 환자개인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외래환자를 하루 4천명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보시스템과 예약시스템이 구비되지 않은 종합병원에서는
하루 3천명밖에 받지 못하면서도 환자개인에게는 3시간 이상의 기다리는
시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사회적인 행동양식의 변화가 개인과 병원이라는 기업에 주는
영향력은 이렇게 큰 차이를 가져온다.

기업으로 돌아오면 이 대기시간의 개념은 더욱 확대된다.

재고상태에 있는 모든 물건이 바로 대기상태에 있는 것이다.

부품재고 제품재고,라인재고 창고재고 하치장재고 부두에 있는 컨테이너
재고, 이 모든 것은 앉아서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외상매출금계정의 잔액도 대기상태에 있는 비실현 자산이다.

타박상을 입은 곳의 멍울처럼 이것은 기업경영의 피가 흐르지 않는
멍울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무서운 대기상태가 있다.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의 지연이 그것이다.

최고경영자가 의사결정을 미루면 모든 조직원이 행동을 중지하고
대기상태로 들어간다.

사회현실의 변천과 새로운 행동의 기준이 되는 법률의 제정간에도
대기시간의 개념이 존재한다.

변화해야할 시점에 변화에 필요한 법률이 제정되지 않으면 국민전체가
대기상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자율과 창의와 경쟁의 원리속에서 국민의 대기상태에 있지 않토록하는
조치도 정보화사회로의 이전에 도움될 것이다.

개인 기업 국가의 모든 정보인프라는 정보의 활용을 극대화해서
대기상태의 모든 비능률을 제거하는데 목표를 두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보화사회의 정보기술이 주는 혜택인 것이다.

그 혜택을 사용할 수 있는 개인 기업 국가가 되느냐 못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