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엔진에 밧데리를 연결해 길어야 하루1시간 흑백TV를 보고, 밤마다
양철통을 두드리며 옥수수밭에 내려오는 너구리와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

KBS2TV "특종 비디오저널"은 9일 오후10시 우리나라의 오지를 소개하는
"특선-한국의 오지 다섯마을"을 방영한다.

취재팀이 지도를 펴놓고 발굴해 찾아간 곳은 강원도 정선의 함바위마을,
정선과 영월 사이를 흐르는 동강 일대의 연포마을, 경북 청송 주왕산의
내원동, 낙동강 상류에 자리잡은 풍애마을, 일명 골방촌으로 불리는
파로호 호수마을등 5곳.

때묻지 않고 아름답게 보존된 자연과 그속에서 순박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겨움이 영상에 담겨 안방으로 전해진다.

특히 함바위마을의 석회암동굴, 옻샘등이 최초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해발 8백m높이의 깊은 산속에 위치한 동굴은 6.25때 마을사람 대부분이
피신해 있던 곳.

옻샘은 옻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서울 종합병원에서도 못고친채 내려왔다가
여기 물을 마시고 3일만에 나았다고 해서 마을사람들이 자랑으로 여기는 곳.

외지로 가려면 10리를 걸어나와 기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5일장에서
돌아오는 길이면 기차가 마을앞을 지날 때 장보따리를 창밖으로 던지는
풍애마을 사람들의 생활모습도 흥미롭다.

김영환PD는 "TV와 함께 낯선 오지로 여행을 떠나면서 사라져가는 우리의
옛정서에 젖어들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