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추락사고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생존부상자 8명은 8일 한강
성심병원 국립의료원 삼성의료원 인하대병원 등 4개 병원에 분산 수용돼
화상과 골절 등에 대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새벽 먼저 국내에 도착한 8명에 대한 기초 검진을 실시한 병원측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혀 가족들이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또 경상환자들은 가족면담이 허용됐다.

병원측은 부상정도가 경미한 생존자를 중심으로 국내 기자진들과의 접촉을
허용해 사고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전했다.

<>.부상자들에 대한 1차 응급처치를 실시한 최창식 (62)한강성심병원 원)
은 "당초 괌 현지 병원에서의 진단결과보다 부상자들의 상태가 양호하다"며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위급한 상태의 부상자는 없다"고 언급.

최원장은 이어 "김지영(12.서울 강남구 도곡동)양은 괌 현지 병원에서
몸 전체의 50%가 넘는 부위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진단됐으나 팔과 다리
부위를 중심으로 35%정도에 신체부분별로 2~3도의 화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혈압과 맥박은 정상"이라고 설명.

또한 40%의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던 대한항공 여승무원 오상희(24)
씨는 25%정도로 줄었다.

이밖에 눈부분에 큰 상처를 입어 실명위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송윤호
(28)씨의 경우 실명할 정도는 아니며 타박상외에 큰 외상은 없다고 최원장은
밝혔다.

<>.국립의료원으로 호송된 홍현성(35.미국적 괌 교포)씨와 이용호(32.
회사원)씨는 검진 결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전치 6~12주의 부상을 당한
것으로 밝혀져 결과를 기다리던 가족들이 크게 안도.

국립의료원 조덕연(57)원장은 8일 오전 두 환자에 대한 검진을 끝내고
병실에 입원시킨 뒤 "다행스럽게 수술을 받을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며 각각
4주,12주동안 요양과 치료를 받으면 완쾌될 것"이라고 검진결과를 발표.

홍씨는 오른쪽 갈비뼈 2개가 골절이 되고 가슴에 가벼운 기흉(기흉.늑막에
공기가 차는 증세) 현상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4~6주 정도의 치료가 필요
하나 혈압 등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

조원장은 또 "두 환자에 대해서는 외상 치료와 함께 대형사고후의 정신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신과적 치료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부연.

<>.이번 사고로 숨진 홍성현 KBS 보도국장의 둘째딸 화경(15)양을 치료
중인 삼성의료원측은 "홍양의 머리가 찢어지고 우측 다리에 골절상이
나타났으나 현재까지의 진단결과 비교적 가벼운 부상"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홍(15)양은 앰뷸런스에서 응급실로 옮겨지기까지 눈을 감고 입을
꼭 다물고 있어 고통을 참고 있는 듯 했다.

홍양은 응급실내 중환자실로 옮겨져 침대로 옮겨지는 순간 "머리가 아파요"
라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고 이후 붕대를 풀고 상처를 소독할 때도
계속해서 엉엉 울며 통증을 하소연했다.

홍양과 함께 앰뷸런스에 동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송형곤씨는 "홍양이
차를 타고 오면서 "엄마를 찾아주세요"라고 말하며 울먹였다"고 전했다.

< 특별취재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