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은 초중고생을 위해 마련된 교과서미술전 (7월25일~
8월25일)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전시회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이 학생들에게 도판으로만 보던
그림의 원화를 직접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것.

초중고 미술교과서 47권에 실린 80점의 작품을 모은 이 전시회는 개막
직후 한국미술사의 중요작품을 총망라해 보여준다던 사전홍보와 달리
내용면에서 다소 부실해졌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매일 강연회 (월~금 낮 12시~오후 1시, 강사 박우찬)와
갤러리토크 (월~토 오후 2.4시) 등 "재미있는 미술이야기" 시간을 마련하고,
만화로 된 "미술감상의 길잡이"를 만들어 나눠주는 등 감상이해를 돕는
각종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개막후 10일까지 17일동안의 관객은 2만9천여명 (관람료 일반 2천원,
학생 1천원).

하루 평균 1천7백명이상이 관람했다.

이 가운데 80%가 학생.관람객중에는 부모와 함께 온 초등학생도 있고
친구들끼리 들른 중고생도 있다.

전시회가 중반을 넘어 더욱 많은 관객이 몰리는데 대해 예술의전당
홍보출판부 이상미씨는 "전시장에서 매일 "서양미술사"와 "미술감상법"
등을 강의하고, 작품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재미있는 미술이야기"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석기미술부터 로마.중세 미술을 거쳐 낭만주의와 인상주의, 현대미술에
이르는 미술사를 29개 부문으로 나눠 만화로 설명한 "미술감상의 길잡이"
또한 나눠주기에 모자랄 지경이라는 것.

전시회도 단순히 기획해서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 보다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다.

"사람들이 전시장을 찾는 것은 그저 작품을 쳐다보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도 안되구요.

작품과 대화를 나눠야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미술에 대한 기초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교과서미술전"은 작품과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전시회를 기획한 예술의전당 미술부 박우찬씨의 설명이다.

교과서미술전에는 오지호작 "남향집" 이중섭작 "새" 이대원작 "산"
박고석작 "소녀상" 박영성작 "양귀비" 이두식작 "밤의 강변" 황주리작
"그대안의 풍경" 등 서양화와 박노수작 "강" 천경자작 "고" 이동식작
"구애" 오용길작 "가을서정" 전래식작 "산" 등 한국화가 포함돼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