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은 어떤 책을 즐겨 읽고,또 독서습관은 어떨까.

총수들의 독서습관 역시 개인의 성향만큼이나 다양하다.

책을 한번 잡으면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을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는
"통독형"이 있는가 하면 핵심부분만 골라내 깊이있게 읽는 "발췌독"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총수들의 올여름 필독서는 무엇일까.

복잡한 국내 경제사정으로 특별히 휴가를 제대로 떠나지 못한 총수에겐
책을 읽는 게 곧 휴가와 피서인 셈.

따라서 무더운 여름은 그들 총수들에겐 어쩌면 독서의 계절일지도 모를
일이다.

정몽구 현대그룹회장은 최근 역사서적인 "밀레니엄"에 재미를 붙였다.

관심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읽는 정회장은 이밖에 최신 경영정보를 소개
하는 책들도 자주 찾는 편이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올 여름 일본경제신문사 간 "신 일본산업"과
경영혁신 사례를 모아 놓은 "성장을 향해"(로버트.토머스 코 공저)등
경영서적을 탐독했다.

특히 비디오를 즐기는 이회장은 일본 NHK가 제작한 "신 정보혁명"이란
비디오 테이프도 챙겨놓고 있다.

구본무 LG그룹회장은 빌 게이츠의 "미래로 가는길" 과 시오노 나나미가
지은 "로마인 이야기"를 여름 내내 독파했다.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은 해외출장때마다 신간을 꼭 하나씩 챙겨들고 다니는
스타일.

김회장 역시 최근 "밀레니엄"을 읽었으며 사마천의 "사기열전"도 재미있게
읽고 있는 중이다.

쌍용그룹의 김석준회장은 이번 여름 21세기를 겨냥한 미래서적과 신경영
기법과 관련된 서적을 골라서 읽었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람세스"를 읽고 감명을 받아 만나는 사람마다 이
책을 권하고 있다고.

평소 역사소설을 즐겨읽는 최원석 동아그룹회장은 "로마인 이야기"를
손에서 떼지 않고 있으며 박정구 금호그룹회장은 일본 소프트방크의 손정의
사장이 쓴 "경영 스토리"에 심취해 있다.

정몽원 한라그룹회장은 추리물을 특히 좋아해 무더운 여름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거평그룹의 나승렬회장은 "21세기로 향한 기술"과 "일본기업의 야망" 등
경영서적을 여름 필독서로 꼽고 있으며 박성철 신원그룹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신자답게 성경을 즐겨 읽는다는게 그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