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허모(56)씨는 지난 30여년간
줄곧 장사만 하며 돈을 벌었다.

청계천에 있던 책방을 임대, 사업을 시작한 허씨는 청계천 상권이 잘 나가던
70년대 초반 책방 주변의 소규모 의류제작공장을 인수, 사업을 확장했고
부동산 개발 붐이 일던 72년 장안동에 사 두었던 땅가격이 크게 올라 땅부자
소리도 듣고 있다.

80년대 후반 청계천 사업을 정리하고 전농동 사거리에서 선물가게를 운영
하기 시작한 허씨는 작년초부터 장사를 계속하기에 힘이 부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대학에 재학중인 3남매의 뒷바라지와 자신의
노후를 생각하니 마냥 쉬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는 차에 주위로부터 땅도 있으니 임대주택사업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됐다.

지하철 5호선 개통으로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의 주거용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지하철뿐 아니라 인근 천호대로와 잠실대로를 통해 강남으로 바로 연결되는
등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이 그 지역에서의 임대주택사업 전망을 밝게 했다.

허씨가 임대사업을 해보기로 작정하고 먼저 들른 곳은 친구들이 소개한
건축설계사무소.

이 곳에서 한차례 더 소개를 받아 원룸 주택전문건설업체를 찾아갔다.

임대주택사업에 드는 비용 등을 따져본 결과 건축비와 세금 등 모두
3억1천만원의 투자비용이 산정됐으며 4층이상 건물을 지어야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토지는 허씨가 소유하고 있어 총투자비 3억1천만원중에 토지구입비는 넣지
않았다.

투자비를 조달하기 위해 건축예정지인 장안1동 동사무소 뒤편에 위치한
건평 95평 싯가 4억여원짜리 2층집을 은행에 담보로 설정하고 2억4천만원을
대출받았다.

나머지 7천만원은 평소에 저축해둔 돈으로 충당키로 했다.

그러나 공사가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해 비용이 3천만원 추가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9개월간의 공사끝에 5층건물에 대한 준공이 떨어졌고 지하 1층, 지상 5층
12평형 4가구, 16평형 4가구, 20평형 2가구 등 총 10가구의 건물이 완공됐다.

평당 임대보증금 3백만~3백30만원에서 쉽게 임대가 됐다.

3~4가구 정도는 매월 일정액의 수입을 생각해 월세를 검토했으나 매월
임대료를 받으면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고 해서 모두 전세로 임대를
놓았다.

건물완공에 들어간 비용은 공사중에 추가된 비용을 합해 3억4천만원이었지만
임대보증금 수입이 4억8천만원으로 건축비를 모두 회수하고도 1억4천만원의
여유자금이 생겼다.

허씨는 민간건설 임대사업의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구청주택과와 관할세무서
에 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

이 덕분에 취득에 따른 취득세와 등록세가 1백% 면제를 받게 됐다.

또 주택보유시에 내는 재산세도 50% 감면되고 종합토지세는 토지별로 0.3%의
세율로 분리과세 되게 됐다.

특히 임대를 모두 전세를 놓았기 때문에 종합소득세 문제도 간단히 해결할수
있었다.

특히 이 주택을 5년후에만 양도하면 양도소득세가 전액 면제되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고도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까지 챙길수 있게 됐다.

< 오광진 기자 >

* 도움 : 이창현 < 하나은행 PB팀 >

754-2121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