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참사] 유족 '대변인'..통역자원봉사 괌교민 허혜영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괌 교민 허혜영씨(여.27).허씨는 대한항공 유족들 사이에 "대변인"으로
통한다.
그녀는 가슴속에 맺힌 말을 다 풀어내지 못하는 유족들을 위해 미조사
당국자와 통역을 도맡아 하고 있다.
개인자격으로 자원봉사에 나서 아무런 조직에도 속해있지 않지만 어느새
유족들의 "입과 귀"가 된 셈이다.
처음에는 공식적으로 채용된 통역사인줄 알고 접근을 꺼리던 유족들도
그새 가까와졌다.
그러다보니 사체확인작업을 위해 유족들이 희생자 신체특징을 적은
기록을 갖고와 번역을 부탁하기도 한다.
뼈조각하나라도 찾기위해 발가락 하나하나의 특징,조그마한 흉터나
점까지 세세히 적어 온 유족들을 보면 절로 가슴이 메어진다.
"한 아주머니가 딸의 특징을 너무 곱고 마음씨도 착하다고 써가지고
왔죠. 안타까워서 어떻게해야할지 몰랐어요"
허씨는 하루종일 유족들 곁에서 그들의 요구를 충실히 전달하고 있다.
이젠 NTSB쪽 요원들과 한국 유족간 의사소통도 도맡아 한다.
"사고현장에서 병원으로 다시 유족들이 모인 분향소로 온종일 함께
돌아다니죠. 힘들다기보다는 어떤 의무감이 오히려 생겨나더군요"
참혹한 시신들의 모습을 전혀 모른채 아직도 실날같은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입만 쳐다보는 유족들을 보면 말이 목에 걸린다.
그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상황을 전하면 그자리는 울음바다로 변한다.
하마트면 그도 유족이 될 뻔 했다.
사고비행기를 친동생이 타기로 했던 것.
그러나 만삭인 동생이 조건에 맞는 좌석을 구할 수 없어 미룬게
다행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나니 유족들이 당한 슬픔이 남의 일 같지 않더군요"
< 괌=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
통한다.
그녀는 가슴속에 맺힌 말을 다 풀어내지 못하는 유족들을 위해 미조사
당국자와 통역을 도맡아 하고 있다.
개인자격으로 자원봉사에 나서 아무런 조직에도 속해있지 않지만 어느새
유족들의 "입과 귀"가 된 셈이다.
처음에는 공식적으로 채용된 통역사인줄 알고 접근을 꺼리던 유족들도
그새 가까와졌다.
그러다보니 사체확인작업을 위해 유족들이 희생자 신체특징을 적은
기록을 갖고와 번역을 부탁하기도 한다.
뼈조각하나라도 찾기위해 발가락 하나하나의 특징,조그마한 흉터나
점까지 세세히 적어 온 유족들을 보면 절로 가슴이 메어진다.
"한 아주머니가 딸의 특징을 너무 곱고 마음씨도 착하다고 써가지고
왔죠. 안타까워서 어떻게해야할지 몰랐어요"
허씨는 하루종일 유족들 곁에서 그들의 요구를 충실히 전달하고 있다.
이젠 NTSB쪽 요원들과 한국 유족간 의사소통도 도맡아 한다.
"사고현장에서 병원으로 다시 유족들이 모인 분향소로 온종일 함께
돌아다니죠. 힘들다기보다는 어떤 의무감이 오히려 생겨나더군요"
참혹한 시신들의 모습을 전혀 모른채 아직도 실날같은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입만 쳐다보는 유족들을 보면 말이 목에 걸린다.
그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상황을 전하면 그자리는 울음바다로 변한다.
하마트면 그도 유족이 될 뻔 했다.
사고비행기를 친동생이 타기로 했던 것.
그러나 만삭인 동생이 조건에 맞는 좌석을 구할 수 없어 미룬게
다행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나니 유족들이 당한 슬픔이 남의 일 같지 않더군요"
< 괌=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