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이 기아자동차의 최대주주인 미국 포드사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키로 해 향후 기아사태에 미칠 영향과 관련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라가 기아의 회생에 적극적인 원조를 하고 있는 현대그룹과
형제기업인데다 대주주인 포드사의 의지가 기아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1일 한라그룹은 정인영 그룹 명예회장이 미국 디트로이트시의 포드사
본사를 방문, 슐루크 수석부회장과 만나 파워스티어링펌프 생산업체를
올해안에 합작설립키로 하는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또 한라계열사인 만도기계와 포드사가 각 6명씩으로 집행위원회를 구성,
앞으로 3개월마다 실무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만도기계와 포드사는 지난 85년 카에어콘 전문업체인 한라공조를, 95년엔
자동차 전자부품업체인 한라일렉트로닉스를 합작설립하는 등 그동안
협력체제를 긴밀히 유지해왔다.

이번 합의는 삼성그룹이 기아인수를 위해 포드사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뤄졌으며 현대와 한라그룹이 그동안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협력해온 점을 감안할 때 범현대진영의 삼성견제조치가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라그룹측은 "이번 합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라와 포드간의
전략적 제휴일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기아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