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급증하는 가운데 복사기업체인
신도리코는 현금이 너무 많아 즐거운 고민중이서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신도리코는 94년 1백99억원, 95년 2백53억원, 96년 3백18억원등 해마다
2백억~3백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올 상반기엔 반기이익만 2백40억원
(반기매출은 1천4백1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말 주당 3만9천원에 상장하면서 들어온 주식발행초과금이
9백79억원에 달해 이래저래 현찰이 넘쳐나고 있다.

이에따라 장부상의 현금과 예금이 1천억원이 넘고 있으며 벌어들인 이자
수입이 이자지급액보다 많은,보기 드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게다가 당장 대규모 투자를 할 분야도 없는 상태여서 당분간 고민은 계속될
전망.

신도리코가 이같이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된 것은 뛰어난 제품력과
알뜰한 자금운용의 두가지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주력인 복사기시장에서 40%라는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복사기는 제품판매보다 부품교체등 애프터서비스로 벌어들이는 부문이 더
큰 제품.

따라서 시장점유율 확보는 앞으로 수년동안 애프터서비스 시장을 보장
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게다가 합작선인 리코사를 통해 3년동안 50만대를 수출키로 하는등
앞으로도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 물량은 국내 복사기 연간 총수요량의 5년치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 막강한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보유현금의 예금 이자보다 더 싼 금리의
자금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구해서 쓰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산은자금등이 그 예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신도리코는 작년말을 기준으로 금융비용부담률 1.1%
부채비율 26%에 불과하며 재무구조는 앞으로도 더욱 건실해질 것으로 예상돼
다른 업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