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괌 니미츠 힐에 추락한 KAL기 탑승 희생자 시신의 신원이
속속 밝혀지면서 이들을 본국으로 환송할 관이 크게 부족하자 대한항공측은
11일 미국 시카고에 알루미늄 관 1백80개를 급히 주문.

이 알루미늄 관은 12일 오전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괌 아가냐공항에
공수될 예정이라고.

<>.또 시신 신원확인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로부터 개별적으로 인수 통보를 받은 유가족들은 인수절차와 본국
송환대책을 논의하느라 분주한 모습.

특히 여러명의 가족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유가족은 먼저 찾은 시신을
우선 송환해야 할지, 나머지 시신도 모두 찾은 뒤 함께 돌아가야 할지 몰라
본국에 전화 연락해 이 문제를 논의하기도.

<>.한편 현지 유가족대책위는 11일 추락사고 직후 인명구조 체계 및
사고수습의 미비점에 항의하고 조속한 시신 발굴작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사고지역이 군작전지역으로 24시간 감시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에도 구조팀이 1시간30분이나 늦게 출동한 이유와 현지
기후조건으로 시신의 부패속도가 굉장히 빠른데도 야간작업을 벌이지 않는
이유 등을 따졌다.

또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생존자 및 사망자 명단에 대한 조속한 확인
노력이 없었으며 기본적인 사고 수습대책조차 없다고 비난.

<>.KAL기 추락사고 사망자 유해발굴 및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NTSB는 11일 이날 하루 20여구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

NTSB 유가족지원팀 매튜 퍼먼씨는 이날 오후 괌 퍼시픽스타호텔 2층
합동분향소에서 가진 설명회에서 "오늘 여객기의 꼬리날개 밑과 동체
등에서 20여구의 시신을 발굴했다"고 설명.

그는 또 이날 하룻동안 모두 13구 시신의 신원을 확인, 유가족들에게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KAL기 추락사고 6일째인 11일 아침 괌 현지 유가족들은 퍼시픽
스타호텔 2층 합동분향소에서 전날밤 설치된 영정을 보며 또한번 울음을
터뜨렸다.

숙소인 라데라호텔에서 밤을 보낸 뒤 분향소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혈육의
영정을 쓰다듬으며 오열했으며 이들을 달래던 외국인 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울기도 했다.

일부 유가족은 전날 라데라호텔로 갔다가 영정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다시
분향소로 부랴부랴 달려와 밤을 새기도 했다.

영정 2백여개는 분향소에 6단으로 빼곡이 설치돼 이번 참사가 "초대형"
이었음을 실감케 했으며 한 유가족은 자신의 가족을 금방 찾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체발굴 작업이 지연되고 신원확인 작업이 늦어지면서 생계 등을
위해 귀국하는 유가족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희생자의 신체특징 등을 기록한 카드를 작성한뒤 이를
토대로 검시관을 상대로 인터뷰를 마친 뒤 모든 것을 NTSB와 대한항공측에
일임하고 한국에서 결과를 기다리기로 한 것.

대한항공 관계자는 "어차피 신원이 확인돼도 이곳에서는 규정상 시신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면서 "현재 40~50명이 귀국했다"고 설명.

< 특별취재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