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관현악입문"으로 유명한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의 오페라
2편이 국내무대에 처음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이 브리튼의 "도요새강 (Curlew River)"을 번안한
"섬진강 나루"를 19~24일 국립극장 소극장무대에 올리고 예술의전당이
"알버트 헤링"을 20~2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브리튼 (1913~76)은 영국 태생의 20세기 대표적인 작곡가.

작곡의 불모지인 영국이 헨델 엘가 본 윌리암스와 함께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음악인이다.

지휘자 피아니스트로도 명성을 떨친 그는 영국 전통민요와 현대적인
음감을 접속한 주옥같은 곡을 남겼다.

대표작은 "청소년을..." "전쟁 레퀴엠" "심플 심포니" 등.

특히 오페라에서는 고전음악의 바탕 위에 당시 사회적 편견에 맞서는
내용을 아름다운 화성과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작품화했다.

"섬진강 나루"의 원작인 "도요새강"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신의
도움으로 죽은 아들과 재회한다는 내용의 단막오페라.

브리튼이 56년 일본전통극 노 (능)의 레퍼토리 "스미다가와 (우전천)"를
보고 감동받아 작곡했다.

이를 한국 정서에 맞게 시인 김용범씨가 번안하고 박은희씨가 연출을
맞아 "섬진강 나루"를 탄생시켰다.

임진왜란때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섬진강 나루터에서 떠도는 아들의
넋을 만난다는 이야기.

이 작품의 성패는 새로운 이야기와 독백같은 레시타티보가 주를 이루고
그레고리안 성가와 오르간 지속음이 많이 나오는 원작 음악과의 조화 여부.

이를 위해 박은희씨는 작품의 시작과 끝에 국악인 박윤초씨의 판소리를
집어 넣고 중간에 씻김굿 (강선숙)을 삽입, 토속적인 정취를 살리면서 극적
효과를 높였다.

8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물론 반주를 맡은 7명의 앙상블 (지휘
김정수)이 분장을 하고 무대위에 올라가 연주하는 것이 이색적.

소프라노 박경신 이은순 (어머니), 바리톤 성기훈 김진섭 (뱃사공),
바리톤 유상훈 박흥우 (나그네), 베이스 이요훈 김윤식 (내레이터) 등
출연.

문의 271-1745

예술의전당 예술감독 조성진씨가 제작하는 토월오페라 2탄인 "알버트
헤링"은 모파상 원작의 3막짜리 코믹오페라.

순진한 마마보이 알버트 헤링이 친구들의 비아냥거림을 참지 못하고
떠났다가 일주일 후 주정뱅이의 모습으로 돌아와 기존의 도덕률을
비판한다는 줄거리.

조씨가 레시타티브뿐 아니라 아리아까지 우리말로 옮겼고 무대미술가
이태섭씨가 토월극장무대를 아담한 시골마을로 바꿔 놓았다.

지난 3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돼 맹훈련을 거친 테너 장근정 염평호
(헤링), 소프라노 최미옥 송지현 (헤링부인) 등 신인 성악가들의 패기
넘치는 무대다.

반주는 프라임 필하모닉 (지휘 매튜 헤이젤우드).

문의 580-1234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