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없이 표류장기화 조짐..3차례 유찰 한보철강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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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의 해법없는 표류가 장기화 될 조짐이다.
예상됐던 일이긴 하지만 12일 실시된 한보철강의 3차 공개입찰이 끝내
유찰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포철과 동국제강이 제시한 자산인수방식이 채택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져 향후 한보철강은 사실상 공중분해될 입장에 처한 상태다.
물론 채권단쪽에서는 아직 자산인수방식의 수용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신 채권단은 우선 공개입찰의 다음 단계로 주식인수방식의 수의계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채권단은 공개입찰 참가대상업체였던 현대 삼성 등 19개
기업에 대해 한보철강을 인수할 의향을 묻는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이와관련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상기업들에게 한보철강을 인수할
의향이 있다면 어떤 조건이든 제시해 보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채권단이 어떻게든 자산인수방식보다는 주식인수방식으로 한보철강을
처리하기를 바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채권단은 일단 오는 21일까지 회신을 받은 후 인수의향을 밝히는 기업이
나타날 경우 이달말을 전후해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채권단의 희망사항일 뿐이고 여러가지 정황상
현재로서는 수의계약에 응할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게 재계의 관측이다.
무엇보다도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부실기업을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모험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올려놓고 있는 현대그룹도 "우리가
한보철강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있을 수의계약협상에도 응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밖에도 수의계약에 의한 주식인수방식은 나중에 전소유주, 즉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측과 재산권분쟁을 초래할 여지가 있는 점도 기업들을
소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처럼 채권단의 수의계약 추진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그 다음단계로 포철과 동국제강이 제안한 자산인수방식의 채택이 유력시
된다.
채권단은 지난 1일의 운영위원회때까지만 해도 자산인수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었다.
포철과 동국제강이 제시한 인수가액 2조원은 너무 낮아 금융기관들에게
과중한 부담이 간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곧이어 류시열(류시열)제일은행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입찰에 의한 자산매각은 검토할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가격문제는 인수자가 선정된 이후에 추가협상을 통해 조정하면 되므로
자산인수방식도 하나의 검토대상이라는 설명이었다.
채권단이 이렇게 자산인수방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돌아선 배경은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포철과 동국제강외에는 한보철강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주식인수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당진공장 B지구의 공사가 5천억원 정도의 추가투자소요를 남겨둔
상태에서 제3자 인수가 마냥 지연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커진다는 점도
채권단을 조급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보철강측에 따르면 B지구 공사는 원래 지금쯤 완공됐어야 하는데
그동안 공사가 중단돼 자칫하다가는 설비가 부식될 우려마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처럼 상황에 밀려 결국 자산인수방식을 수용하더라도
이를 실제 추진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재산보전명령을 받아놓은 한보철강의 자산을 매각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사법부로서는 자산매각시 발생할 소액주주나 협력업체들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
예상됐던 일이긴 하지만 12일 실시된 한보철강의 3차 공개입찰이 끝내
유찰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포철과 동국제강이 제시한 자산인수방식이 채택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져 향후 한보철강은 사실상 공중분해될 입장에 처한 상태다.
물론 채권단쪽에서는 아직 자산인수방식의 수용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신 채권단은 우선 공개입찰의 다음 단계로 주식인수방식의 수의계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채권단은 공개입찰 참가대상업체였던 현대 삼성 등 19개
기업에 대해 한보철강을 인수할 의향을 묻는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이와관련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상기업들에게 한보철강을 인수할
의향이 있다면 어떤 조건이든 제시해 보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채권단이 어떻게든 자산인수방식보다는 주식인수방식으로 한보철강을
처리하기를 바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채권단은 일단 오는 21일까지 회신을 받은 후 인수의향을 밝히는 기업이
나타날 경우 이달말을 전후해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채권단의 희망사항일 뿐이고 여러가지 정황상
현재로서는 수의계약에 응할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게 재계의 관측이다.
무엇보다도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부실기업을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모험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올려놓고 있는 현대그룹도 "우리가
한보철강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있을 수의계약협상에도 응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밖에도 수의계약에 의한 주식인수방식은 나중에 전소유주, 즉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측과 재산권분쟁을 초래할 여지가 있는 점도 기업들을
소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처럼 채권단의 수의계약 추진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그 다음단계로 포철과 동국제강이 제안한 자산인수방식의 채택이 유력시
된다.
채권단은 지난 1일의 운영위원회때까지만 해도 자산인수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었다.
포철과 동국제강이 제시한 인수가액 2조원은 너무 낮아 금융기관들에게
과중한 부담이 간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곧이어 류시열(류시열)제일은행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입찰에 의한 자산매각은 검토할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가격문제는 인수자가 선정된 이후에 추가협상을 통해 조정하면 되므로
자산인수방식도 하나의 검토대상이라는 설명이었다.
채권단이 이렇게 자산인수방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돌아선 배경은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포철과 동국제강외에는 한보철강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주식인수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당진공장 B지구의 공사가 5천억원 정도의 추가투자소요를 남겨둔
상태에서 제3자 인수가 마냥 지연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커진다는 점도
채권단을 조급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보철강측에 따르면 B지구 공사는 원래 지금쯤 완공됐어야 하는데
그동안 공사가 중단돼 자칫하다가는 설비가 부식될 우려마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처럼 상황에 밀려 결국 자산인수방식을 수용하더라도
이를 실제 추진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재산보전명령을 받아놓은 한보철강의 자산을 매각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사법부로서는 자산매각시 발생할 소액주주나 협력업체들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