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02층 건물' 반려 모호한 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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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이젠 1백층이상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때가 되지 않았나요"
지난달 삼성그룹이 시에 제출한 강남구 도곡동 1백2층건물 신축계획이
2번째 반려된 이후 시청주변에서 나온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상징성 있는 건축물이 필요하다는 점,
건축기술 발전의 또다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찬성이유로 든다.
또 같은 면적에 30층짜리 건물이 여러개 들어서게 하는 것보다 하나의
고층빌딩을 신축하는게 교통유발효과도 오히려 더 적다고 주장한다.
삼성그룹이 짓겠다는 초고층 건물이 이같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삼성그룹의 계획을 반려했다.
반려 이유로 교통처리계획의 불투명성을 들었다.
양재천 주변 녹지공간을 훼손하지 않고 슈퍼뱅크(터널식 도로)방식으로
2차선 도로를 개설하겠다는 시공자의 계획이 검증되지 않다는 것이다.
또 환경악화와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주변 주민들의 민원해결에도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시가 반려한 가장 큰 이유는 다른데 있다는게 시청 주변의
평가다.
시는 지난 1차 반려때 교통처리문제만 지적한 데 반해 이번 반려때는
"초고층 건물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려의 밑바탕에는 1백2층 초고층 건물 신축에 대한 행정 자신감의 결여가
깔려있다는 얘기다.
한 시관계자는 "이같은 초고층 건물 신축은 첫 사례이기때문에 기술적으로
앞일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공자가 제출한 도로개설계획에 대해 어떤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없이
단지 "미심쩍다"는 이유를 드는 것도 이같은 시 행정력 부족에서다.
더욱이 조순 서울시장이 초고층 건물신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도 시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의 "전반적인" 재검토 지시로 1백2층 건물 신축계획은 다시 원점
으로 돌아가게 됐다.
시가 태도를 바꿔 소신 행정을 펼치지 않는 한 검토는 또다시 끝날지
모른다.
그러나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같이 서울에도 상징건물이 있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
지난달 삼성그룹이 시에 제출한 강남구 도곡동 1백2층건물 신축계획이
2번째 반려된 이후 시청주변에서 나온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상징성 있는 건축물이 필요하다는 점,
건축기술 발전의 또다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찬성이유로 든다.
또 같은 면적에 30층짜리 건물이 여러개 들어서게 하는 것보다 하나의
고층빌딩을 신축하는게 교통유발효과도 오히려 더 적다고 주장한다.
삼성그룹이 짓겠다는 초고층 건물이 이같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삼성그룹의 계획을 반려했다.
반려 이유로 교통처리계획의 불투명성을 들었다.
양재천 주변 녹지공간을 훼손하지 않고 슈퍼뱅크(터널식 도로)방식으로
2차선 도로를 개설하겠다는 시공자의 계획이 검증되지 않다는 것이다.
또 환경악화와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주변 주민들의 민원해결에도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시가 반려한 가장 큰 이유는 다른데 있다는게 시청 주변의
평가다.
시는 지난 1차 반려때 교통처리문제만 지적한 데 반해 이번 반려때는
"초고층 건물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려의 밑바탕에는 1백2층 초고층 건물 신축에 대한 행정 자신감의 결여가
깔려있다는 얘기다.
한 시관계자는 "이같은 초고층 건물 신축은 첫 사례이기때문에 기술적으로
앞일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공자가 제출한 도로개설계획에 대해 어떤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없이
단지 "미심쩍다"는 이유를 드는 것도 이같은 시 행정력 부족에서다.
더욱이 조순 서울시장이 초고층 건물신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도 시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의 "전반적인" 재검토 지시로 1백2층 건물 신축계획은 다시 원점
으로 돌아가게 됐다.
시가 태도를 바꿔 소신 행정을 펼치지 않는 한 검토는 또다시 끝날지
모른다.
그러나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같이 서울에도 상징건물이 있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