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폴란드에서 부품수출을 통한 현지 완성차 조립생산에 착수
했다.

1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바르샤바 무역관 보고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폴란드 북서부에 위치한 IWAG사의 슬룹스크공장에서 한국으로부터 무관세로
들여온 자동차부품을 이용, 위탁 조립생산방식으로 완성차를 생산하기 시작
했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기아의 차종은 1t트럭 세레스와 중형승용차 크레도스
2종으로 지금까지 총 4백대가 조립생산됐다.

생산된 차량은 폴란드의 피비모터스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고 무공은
전했다.

기아는 폴란드 현지에서의 자동차조립생산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는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폴란드 정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대우자동차와의 미묘한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반 현대자동차가 현지 자동차생산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당시
폴란드정부는 현대의 투자규모가 작아 자국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도가
미미한데다 이미 진출해 있는 대우와의 관계를 고려, 이를 불허한 바 있다.

기아 관계자는 "폴란드 자동차조립생산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부품을 70~80등분으로 나눠 반입하고 있기 때문에 부품을
10등분 정도로 나눠 반입하는 대우의 1백% 녹다운(CKD) 조립생산 방식과는
성격이 달라 별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