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산을 정말 사랑하는 회원들이 창립한 현대정유판매(주)의
오일뱅크 산악회는 현재 필자를 포함해 모두 51명의 회원이 우리나라의
산하를 한달에 한번씩 찾아간다.

1년중 짝수 달은 전라 경상 제주권에 위치한 명산을, 홀수 달은 서울
경기 충청권의 산하를 1박2일 코스로 찾아가는데 회원들은 공기 맑고
아름다운 우리 명산을 오르는 산행의 참맛을 느끼면서 어느덧 진짜
산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회원들은 그동안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등 유명한 명산은 물론이려니와
운악산 월출산 팔봉산 가야산 수락산 마니산 금오산 광덕산 등 수많은
산들을 만나보았다.

푸른산과 더불어 자연을 느끼고 심신을 수련하면서 힘들게 오른
정상에서는 어느덧 모두 하나가 돼있음을 느끼면서 말이다.

오일뱅크 산악회원들은 연초에 치르는 행사가 있다.

그해 처음 오르는 산의 7부 능선에서 회원들이 모여 올해도 아무
사고없이 산행할수 있도록 제를 올리는 시산제가 그것인데 올해는 지난
3월25명의 회원이 참가해 경기도 양주군의 불곡산에서 제를 올렸다.

총무인 나길수 과장,회계를 맡고 있는 막내 허선영 사원이 돼지머리며
술과 떡 과일을 마련해 평평한 바위에다 정성이 깃든 제단을 차리면 회원
모두는 한순간 엄숙한 마음으로 돌아가 회원들의 건강함을 기원하며 제를
마친다.

이러한 산악회 활동으로 회원들은 항상 회사나 가정에서 산처럼 여유있는
마음으로 활기차게 생활한다.

요즘처럼 어려운 사회현실속에 자칫 빠져들수 있는 우울한 분위기를
쇄신하고 우리 회원들은 삶의 여유와 즐거움을 산에서 찾는다.

땅속에 파묻힌 주춧돌 하나에서도,볼품없이 삐져나온 한묶음의 잡초
다발에서도,이끼에 바랜 뭉툭한 바위에서도 우리 산하의 정겨움과 소중함을
느끼는 동안 우리 회원들은 바로 자연 그 모습이 된다.

다음 산행때는 우리 앞에 펼쳐진 자연의 소중함을 우리 아들 딸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족들을 함께 초대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