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을 통해 기업내용을 제대로 읽으려면 변경된 회계기준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올해부터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돼 기업 손익구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
이다.

올해부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주식이나 부동산 매각에 따른 손익이
특별이익이나 특별손실로 계상되지 않고 경상이익에 영향을 주는 영업외
손익으로 잡힌다는 점.

지난해까지는 주식이나 부동산매각 등 일회성 이익은 경상이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특별이익으로 계상돼 순이익 규모에 영향을 줬으나 올해부터는
경상이익을 바꿀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주력제품의 판매에 따른 실적을 가늠할수 있었던 지표인 경상이익
에 대한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에컨대 금강개발의 경우 올해 반기매출액 증가율은 12.4%였지만 경상이익은
지난해 반기보다 1백23%나 늘어난 3백37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이익이 급증한 배경은 현대상선과 현대전자 주식매각 차익 2백90억원이
영업외수익으로 계상됐기 때문이다.

영업부문에서 이익이 갑작스럽게 1백%이상 호전됐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나래이동통신 주식을 매각한 성지건설은 1백47억원의 매각차익이 영업외수익
으로 잡혀 경상이익이 지난해보다 16배나 급증한 96억4천만원을 기록했다.

백광소재도 67억원에 달하는 나래이통 매각차익으로 반기경상이익이 1천1백%
이상 늘어난 62억7천만원을 냈다.

또 주식이나 부동산 매각이 없으나 경상이익이 급증한 경우도 있다.

올해부터는 회사가 보유한 상장회사 유가증권을 싯가로 평가해 그 손익을
영업외손익으로 계상하기 때문이다.

영풍산업은 올해 반기 매출액 증가율이 17%이지만 경상이익은 무려 4백82%
늘어난 1백53억원을 냈다.

순이익도 6백76% 늘어난 1백38억원을 냈다.

주식.부동산 매각은 없었지만 보유중인 고려아연 주식을 싯가로 평가함에
따라 1백46억원의 평가이익을 얻은 때문이다.

경상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주력제품의 영업부문에서 수익성이 4백%이상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와관련, 김동준 쌍용투자증권 조사부 과장(한경 애널리스트)은 "회계기준
이 변경돼 거액의 일회성 이익이나 주가변동에 따라 손익에 큰 영향을 끼칠수
있는 유가증권 평가차익이 경상이익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경상이익이
급증한 기업에 대해서는 그 배경을 면밀히 검토한다"고 말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