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확산의 주범 단백질을 형성하는 유전자가 규명돼 암치료에 밝은
빛을 던져주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토머스 세크 교수팀은 최근 암세포를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게 하는 효소인 "텔로머라제(Telomerase)"의 필수적인
부분을 형성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정상 세포의 경우 세포분열을 할 때마다 "종말체"로 불리는 염색체
끝부분이 점점 짧아지면서 늙어간다.

세포분열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종말체가 짧아지면 결국 수명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텔로머라제는 인체의 약 95%정도의 암에 작용해 종말체가 줄어드는 세포의
노화과정을 원천 봉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아무리 분열을 거듭해도 끄떡없는 종말체를 만들어 암세포가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갈 수 있게 한다는 것.

세크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텔로머라제의 작용을 억제해 암세포 분열을
제한하는 신약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텔로머라제 억제제가 암치료에 어느 정도의 효능을 발휘할지는
아직 연구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달중 발간될 "저널 사이언스"를 통해 공식 발표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암연구뿐 아니라 세포의 죽음과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인체의 노화연구에도 커다란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했다.

< 김혜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