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자동차실무협의가 21, 22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린다.

미국측은 션 머피 미국 무역대표부(USTR)아.태담당관(수석대표)을 비롯
상무부 국무부 재무부의 한국관계자 등 범행정부 차원에서 대표단을
구성했다.

지난달 미국의 민간업계대표들이 내한한데 이어 이번엔 미국 정부가 직접
시장개방공세에 나선 것이다.

기아사태로 몸살을 앓고 잇는 국내 자동차업계로선 난국이 안팎으로 겹친
셈이다.

미국측의 개방주장과 우리의 대응을 집중조명한다.

미국 자동차협상단이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사항은 <>관세인하 <>배기량별
과세기준 철폐 <>형식인증절차 간소화 <>할부금융회사의 금융서비스
영업범위 확대 <>자동차 통계기준 변경 등 5가지로 요약된다.

미국은 이같은 규제가 미국산 자동차의 수출에 직간접적인 걸림돌이라고
본다.

미국측은 이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슈퍼301조에 걸어넣겠다는 압력도
불사할 태세다.

<> 관세인하 =미국측이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다.

미국은 한국의 승용차 관세율은 8%, 상용차는 10%로 돼 있는데 반해
일본은 무관세, 미국은 2.5%라는 점을 들어 한국도 관세를 미국수준으로
낮춰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한국보다 선진국인 유럽연합(EU)의 관세가 승용차의
경우 10%, 상용차는 11~22%나 되는데다 미국도 상용차 관세를 25%나 물리고
있다며 절대 들어줄수 없다는 방침을 내세우기로 했다.

<> 배기량별 과세기준 =미국의 과세기준은 단순한데 반해 한국의
배기량별로 누진 과세토록 돼 있어 한국이 과세기준을 단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이 이처럼 주장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차종이
대체로 대형차이기 때문이다.

3천cc급 이상 차종에서는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보다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기량별 과세기준을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도 3만달러(약 2천6백만원) 미만 모든 차량에
대해서는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있으나 3만달러가 넘는 차종에 대해서는
10%의 사치세(Luxury Tax)를 부과하고 있으며 휘발유과다소비세(Gas Guzzler
Tax) 등 대형차에 차별적인 조세체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측은 과세기준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할 계획이다.

<> 형식인증절차 간소화 =우리는 그동안 미국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38개 형식인증 가운데 28개에 대한 요구를 들어줬다.

그러나 미국은 남은 10개 형식인증 기준도 모두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가 세계적인 기업인 만큼 3사의 인증을
한국측이 그대로 수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산 차가 미국에 수출될 경우 모든 형식인증 절차를 밟아야한다.

<> 할부금융회사의 금융서비스 영업범위 확대 =미국은 한국내 할부금융회사
의 영업범위가 자동차 주택 전자제품등의 일부 소비자금융서비스에 국한돼
있다며 다른 부분으로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내년부터 이 부분에 대해 전면 자유화 스케줄을 갖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자동차 통계 기준 변경 =현재 수입차 판매통계는 국내업계의 모임인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와 공식 수입차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수입자동차협회
(KAIDA)등 두곳에서 집계하고 있다.

KAMA의 경우 통관 기준으로 통계를 내는 반면 KAIDA는 공식업체들의
판매통계만을 집계하고 있다.

따라서 KAIDA는 비공식수입업체(그레이 임포터)의 통계를 빠뜨리게돼
KAMA의 통계와 약 25%의 차이를 내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차이가 수입차 판매통계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측은 비공식수입업체들의 판매도 수입차 판매인만큼 제외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