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TV "토요 미스테리극장"이 오는 30일부터 드라마 형식으로 전면
개편된다.

실화를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돼온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방송위원회로부터 비과학적 생활문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수차례 연출자
징계와 경고 등 제재를 받았다.

갑작스런 제작방식 변경은 방송위원회의 줄기찬 요구에 따른 대응조치로
경쟁프로그램인 MBCTV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와 KBS2TV "전설의고향"의
중간형태인 "실화 드라마"로 꾸며지게 된다.

따라서 인터뷰 장면을 삭제하고 시청자들의 제보를 받아 직접 방문하던
"사연의 현장"도 되도록 카메라에 담지 않는 등 리얼리티를 배제해
픽션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SBS는 방송위원회 보도.교양분과에서 심의를 받고 있는
"토요 미스테리극장"을 앞으로는 예능이나 드라마분과에서 심의해줄 것을
방송위원회에 요청할 방침이다.

연출자인 박재연PD는 "그동안 방송위원회가 인터뷰나 현장답사 등
다큐멘터리 기법을 사용해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말라고 요구해왔다"며
"잔혹한 장면이나 귀신소재가 문제된다면 MBCTV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으로"나 KBS2TV "전설의 고향"도 만만찮은데도 불구, 유독 방송위원회가
"토요 미스테리극장"에 대해서만 가혹하게 대하는 것같다"고 전제한 뒤
"드라마로 전환한 후에도 방송위원회가 계속 제작방식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반론권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실력행사에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