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남아있는 몇안되는 황금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도.

9억5천의 거대시장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기질 않고 있다.

그러나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장개방을 한지 7년이 지난 지금 시장공략이
그리 만만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막연한 환상에 사로잡혀 섣불리 투자를 했다가는 큰코 다치기 쉽상이라는
것.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지는 최근호에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선 먼저
시장규모에 대한 환상을 버리도록 충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전체인구중 2억5천만명정도가 실제 구매력을 가진
중산층이라는 인도정부의 통계를 큰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도의 국가응용경제연구위원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실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규모는 최대로 잡아 1억명이라는 것.

더욱이 이들의 "입맛"과 소비행태가 지방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시장공략
이 그리 쉽지가 않다.

"2억5천만의 환상"에 사로잡혀 곤란을 겪은 대표적인 케이스는 자동차
메이커들.

대우 포드 GM등 자동차업체들은 중산층을 타깃으로 중형차를 속속 시장에
내놓았다.

그러나 결과는 완패.아무리 중산층이라지만 중형차를 살만한 여력이
아직은 없다.

1인당 평균구매능력이 1천6백66달러인 이 시장에 대당 2만2천달러의 자동차
를 내놓았던 GM 등은 쓴잔을 마셔야 했다.

현지기업을 절대 얕잡아봐서도 안된다.

C.K.프라할라드 미 미시간대 경영학교수는 "기업들이 자사브랜드의 국제적
인지도를 과신한 나머지 인도시장을 과소평가하고 뛰어드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시장개방후에도 소비자들 사이에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현지
제품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한다.

비누와 화장품시장에서 현지브랜드인 "고드레즈"와 "락메"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은 예다.

투자자들이 범하기 쉬운 또다른 오류는 인도시장의 다양성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것.

17개의 공식언어가 통용되고 있으며 6개의 서로 다른 종교가 상존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은 말할 것도 없고 카스트라는 독특한 신분제도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대부분 투자자들은 뉴델리나 봄베이를 방문, 교육수준이 높고
서구화된 몇몇 사업파트너만 만나고 "인도시장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결론지어 버린다.

외국보험회사의 한 간부는 "그들이 본건 인도시장의 0.5%이다"며 "지난
1년동안 시장조사를 했지만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밖에 비효율적인 관료주의, 불안한 정치상황, 낙후된 인프라등은 인도
시장진출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보다 신중한 투자자세가 요구
되고 있다.

[ 인도시장의 평가 ]

<>.장점 : 급증하는 시장규모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
영어구사능력이 뛰어난 고학력 중간간부

주가가 올들어 35% 오르는 등 상승세

<>.단점 : 부패, 불필요한 규제, 관료주의의 만연

도로 항만 공항 통신 등 사회간접시설의 미비

정치불안 지속

[ 인도 진출시 주의사항 ]

<>.시장규모만 믿고 성급하게 덤비지 말것
<>.인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현지의 라이벌 기업을 경계할 것
<>.현지의 정치, 금융통계를 믿지 말고 스스로 통계치를 만들 것
<>.합작파트너를 신중하게 고를 것,
명성만 믿고 합작하는 것은 금물
<>.숙련된 중간간부를 채용할 것

< 김수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