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아니 20년전 우리 기업은 어떠하였는가.

경쟁사의 10년전 아니 20년전의 모습은 또한 어떠하였는가.

왜 우리 기업은 이 정도로 성장하였는데, 저 기업은 저 정도로 성장하였는
가.

무엇이 기업들의 현재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는가.

왜 10년전 그렇게도 막강하였고 승승장구하던 기업이 현재는 초라한
모습으로 바뀌어 졌는가.

왜 다른 어떤 기업은 그렇게도 미미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강력한
기업으로 변신하였는가.

최근들어 기업의 부침이말론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다.

그 요인분석을 해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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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구 < 성균관대 교수 >

성공한 기업들은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그들의 목표 자원 등을 적절하게
맞추어 기회들을 최대한 이용한 반면, 실패한 기업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전략적경영 입장에서의 설명이다.

이러한 환경기회와 기업역량과의 적절성(fit)을 통한 설명은 견실했던
기업들이 어떻게 좀더 견실하게 성장하였나, 반대로 견실했던 기업이 왜
실패하였는가 등을 잘 설명하여 주고 있다.

하지만 핵심주제를 담은 마지막 질문, 즉 어떻게 미미한 기업이 강력한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변신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설명이 아주 약하다.

작은 기업의 경우 기업역량의 한계에 맞추는 "적절성 전략"(strategy as
fit)보다는, 한계를 뛰어넘는 "점프 전략"(strategy as quantum jump)없이는
그러한 성공적 변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프 전략은 오로지 현재중심적보다는 미래중심적으로 기업을
경영할 때만 가능하다.

즉 미래의 고객가치 창출이나 경쟁적 포지션에 대한 경쟁적 비전이 없이는
어느 기업도,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가오는 미래에 세계적인 일류기업이
될 수 없다.

미래를 위한 경쟁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을 미래
중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미래 마케팅이란

이에 미래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주목을 끈다.

미래 마케팅이란 간단히 말해 미래를 생각하면서 마케팅활동을 경영
관리하는 것이다.

시장중심으로 장기적 비전을 정하도록 돕고, 정해진 장기적 비전하에서
현재의 가치상품 창출 및 전달활동을 계획-수행-통제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기존의 마케팅은 기업의 핵심역량에 맞는 고객시장을 찾아서 그들의 필요
욕구 및 희망사항들을 충족시키는데 있어, 미래의 장기적인 전략적 비전
(strategic vision or strategic intent)보다는 현재의 단기적인 전술적
목표(tactical goals)에 더 주안점을 둔다.

즉 여태까지 쌓아온 이미지나 전통에 근거하여 고객시장을 선정하고,
그들의 필요나 희망을 총족시킴으로써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다.

브랜드이미지 전략 등 마케팅전략 분야에서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적절성개념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미래 마케팅이란 전통중시보다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전략적 비전을 세우고, 이러한 비전을 성취하는 방향으로 고객가치
창출전달에 힘쓰는 것이다.

전략적 비전은 약간씩, 또는 점진적 향상에 의한 성장보다는 불가능하리
만한 비약적인 비상을 요구한다.

이러한 전략적 비전을 이루려면 적절성을 통한 점진적 향상보다는 비약적
점프(quantum leap)가 필요하다.

<> 왜 미리 마케팅이 필요한가

정보통신산업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산업간의 영역이 점점 불투명해지거나
고객선호상품이 모호하여, 미래에는 경쟁의 장이나 규칙이 완전히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늘의 강력한 경쟁기업이 내일에는 더 이상 그 산업에서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반대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존재도 없었던 기업이 새로운
경쟁자로 우리 기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살아남고, 나아가 미래에 강력한 경쟁기업으로
등장하기 위해서는 미래 중심적인 틀이 더욱더 요구되고 있다.

현재중심의 경쟁에서 미래중심의 경쟁으로 바뀔 때 기존의 현재중심 이론
틀로서는 도저히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경쟁의 양상이나 초점이 다음과 같이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경쟁의 장이 정해진 틀이 아니라 비체계적인 변화속에서 이루어지며,
또한 경쟁의 양상이 단기적 또는 1회적인 경쟁이라기보다는 장기적 또는
다회성 경쟁이다.

그러므로 첫째 현재의 시장점유율보다는 미래의 기회예상점유율이 더
중요하게 되고, 둘째 사업단위별 성과보다는 전사적 차원에서 핵심역량구축에
힘써야 하고, 셋째 경쟁양상이 개별기업간의 힘싸움보다는 통합조정된 네트
워크시스템을 통한 고객가치 창출전달능력 싸움이며, 마지막으로 스피드
보다는 인내심이 더욱 요구된다는 사실을 숙지해야 한다.

<> 미래마케팅의 절차

그렇다면 이렇게 변화된 환경속에서 성공적인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미래 마케팅을 진행할 것인가.

첫째 미래를 향한 전략적 비전 또는 전략적 의도(strategic intent)를
명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10~20년뒤 우리기업의 경쟁적 포지션을 결정한다.

전사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차별화된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 큰 의미있는 꿈을 이룬다는 공헌감 또는 사명감이 불타도록 비전을
수립하도록 한다.

미래 고객의 중요한 필요나 희망을 충족시킨다는 뚜렷한 미래의 성공상이
없이는 현재의 종업원 열정이나 만족이 없고, 그렇다면 고객만족도 없다.

전략적 비전은 미래에 대한 통찰력(foresight)없이는 불가능하며, 통찰력
향상을 위한 경쟁에 먼저 성공하도록 마케팅을 디자인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10~20년 뒤의 전략적 비전을 달성하기 위하여 단계적으로 성취하여야
할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이나 핵심경쟁우위(key advantage) 등의
중장기적 도전목표들(corporate challenges)을 결정한다.

이것은 "미래로 향한 먼 여행"의 지도를 그리는 일이다.

"오늘은 이곳까지 내일은 저곳까지, 또 그 다음날은..."

지도로 표시하는 일이다.

이러한 중단기적 도전목표가 있으면 종업원들의 할일들이 더욱 명확해지고
한단계씩 도달할 때마다 성취감도 갖게 되며, 다음의 기착점 또는 도전목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도전목표들의 명시와 성취는 더 나아가 불가능한 꿈처럼 보일수도 있는
전략적 비전 성취에 대한 기대도 갖게 한다.

이같은 지도없이는 여행자인 종업원들에 성취감도 기대감도 없다.

종업원의 감정이 없게 되면 아무리 훌륭한 전략적 비전이 있어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

브랜드 명성도의 창출이나,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채널 네트워크의
구축,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핵심역량의 구축기반형성 등의 도전목표들과
관련된 방향으로의 마케팅 역할이 중요하다.

셋재 미래지향적 마케팅전략을 수행하는 것이다.

미래마케팅전략 수립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소유하고 있는 자원들의 한계
속에서 적절성을 생각하는 현재적 자원중심이 아니라, 거의 불가능하게
보이는 전략적 의도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자원들이나 핵심역량들을 새로이
구축하는 비약적 점프를 시도하는 미래적 비전 중심이다.

점프전략은 미래 고객시장에서의 경쟁적 포지션을 감안하여 수립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경쟁속의 타깃은 명확히 조준될 수 없으므로, 여러번의
실험적인 발사를 통해서만 다른 경쟁기업보다 먼저, 성공적으로 미래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이러한 미래를 위한 경쟁에서는 탐험적인 마케팅(expeditionary marketing)
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

또 다른 첨부사항은 안일하거나 평범한 업무수행으로는 비약적 점프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자원이나 핵심역량간의 레버리지를 이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원들을 집중하거나 또는 상호보완하는 방향으로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지만 없는 자원들은 전략적 제휴나 빌리는 방법 등 효율적
으로 축적하여야 하며, 이미 축적된 자원들은 잘 보존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마케팅 프로그램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전략적 비전이나 도전목표들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신상품개발이나 광고
이미지창출, 마케팅채널의 조직, 그리고 가격정책 등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 이제는 미래를 향하여

이제는 더 이상 과거나 현재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향한 전략적
비전을 가지고 기업경영이나 마케팅활동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미 선진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미래를 위한 경쟁에로의 긴 여행을
시작하였다.

미래는 항상 확실치 않으며, 미래를 위한 계획은 더더욱 그리기 어렵다.

이미 거대하고 강력한 선진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대기업
이나 중소기업들은 본 논문에서 제시한 미래 마케팅적인 전략적 사고가
너무나도 절실하다.

미래에 대한 명확한 전략적 비전이 없이는 우리 기업들은 결코 다가오는
21세기에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등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현재적 적절성중심의 사고를 가지고는 큰 운이 따르지 않는 한
결코 세계 초일류기업에로의 변신은 불가능하다.

미국의 포천지 5백대기업들 중 60%이상이 20년 후에는 그 리스트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은 더욱 미래 마케팅의 역할이 중요함을 다시 기억케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