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정국 돌입 .. '오익제씨 월북파장' 대선 득실 "4당4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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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각당은 19일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의 월북과 황장엽 파일 수사문제를
둘러싼 최근 공방이 대통령선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면서 이해관계에 따른
대응전략을 더욱 선명히 구사하고 나섰다.
신한국당은 이날 "황파일" 수사가 대선전에 철저히 진행, 공개돼야 한다는
초강경 입장으로 선회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차지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아킬레스건인
사상문제를 정치권의 핵심쟁점으로 부각시켜 여야간 이념대결구도로 대선을
끌고 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한국당측은 특히 이번 사태를 일과성으로 끝내지 않고 황파일 수사와
연결해 대선직전까지 "색깔"공방을 계속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황씨가 진술한 부분에 대한 공안당국의 수사착수사실을
시인하면서 이를 처리하는데 있어 정치적인 고려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해 이같은 강성기류를 대변했다.
신한국당 정형근 의원도 "오씨 월북사건을 수사중인 공안당국은 김대중
총재가 오씨의 월북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돈을 받았는지 여부를 내사중"
이라고 말하는 등 색깔공세 전선에 가세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김총재에 대한 이념공세가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아들병역문제와 부친의 반공법위반사건 등으로 김총재와 다를바 없는 핸디캡
을 안고 있는 이회창 대표가 색깔론으로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나 조순
서울시장보다 더 큰 반사이익을 누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이날 예정에 없던 간부회의를 긴급 소집, 오씨 월북이 공안당국
공작에 의한 "밀파"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강력한 역공을 취했다.
간부회의는 오씨 월북 배경과 황파일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조사단
구성을 거듭 주장하고 만일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
권 발동을 추진키로 했다.
또 국회 법사위 소속 조찬형 박찬주 정보위 소속 천용택 의원 등으로 오씨
월북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당 조사위를 구성, 본격적인 자체 조사활동에
착수했다.
천의원은 신한국당 정형근 의원발언과 관련, 권영해 안기부장이 "정의원의
발언은 안기부와 관계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권부장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정동영 대변인은 회의후 전날 밤 익명을 요구한 50대 제보자로부터
오씨가 북경에서 북한측 천도교대표인 유미영씨를 만난뒤 북한에 있는 딸을
불러내 만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는 정보기관이 관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로 오씨의 방북이 (공안당국에 의해) 기획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진상공개를 촉구했다.
정대변인은 "안기부가 오씨의 월북을 김총재가 사전 인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 안기부역시 오씨 월북을 미리 알고도 방치했다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는 김총재가 이번 색깔공방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
하고 있다.
그러나 김총재가 고정표가 많은데다 색깔론도 해묵은 소재여서 "약효"를
발휘하기 어려워 크게 잃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회의는 또 오씨가 평통상임위원인데다 정부당국의 월북방조 등 잘못도
드러날 가능성이 커 국면 반전에 성공할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민련은 정부가 오씨 월북을 계기로 황파일에 대한 광범위한 내사를 벌이고
있는데 대해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자민련은 그러나 조속한 수사결과 발표를 주장하면서도 여권이 공안정국을
조성해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택수 대변인은 ""오풍"이 북풍의 전주곡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황리스트는
안기부 금고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을수 없다"며 "공안당국은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황파일에 대한 수사결과를 국민앞에 공표할 것을 적극 촉구한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가 모두 잘못했다는 양비론적 시각을 견지함
으로써 보수층의 표를 끌어안을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의 색깔공방이 안보에 민감한 강원지역출신인 조순 서울시장에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도 양비론적 시각아래 관계당국의 엄정한 수사가 끝날
때까지 정치권은 구멍뚫린 안보태세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로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장광근 부대변인은 "신한국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는 구실로
이를 색깔론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국민회의 역시 자숙과 반성을 해야함
에도 불구 공격적 자세만을 견지하는 옳지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
둘러싼 최근 공방이 대통령선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면서 이해관계에 따른
대응전략을 더욱 선명히 구사하고 나섰다.
신한국당은 이날 "황파일" 수사가 대선전에 철저히 진행, 공개돼야 한다는
초강경 입장으로 선회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차지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아킬레스건인
사상문제를 정치권의 핵심쟁점으로 부각시켜 여야간 이념대결구도로 대선을
끌고 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한국당측은 특히 이번 사태를 일과성으로 끝내지 않고 황파일 수사와
연결해 대선직전까지 "색깔"공방을 계속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황씨가 진술한 부분에 대한 공안당국의 수사착수사실을
시인하면서 이를 처리하는데 있어 정치적인 고려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해 이같은 강성기류를 대변했다.
신한국당 정형근 의원도 "오씨 월북사건을 수사중인 공안당국은 김대중
총재가 오씨의 월북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돈을 받았는지 여부를 내사중"
이라고 말하는 등 색깔공세 전선에 가세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김총재에 대한 이념공세가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아들병역문제와 부친의 반공법위반사건 등으로 김총재와 다를바 없는 핸디캡
을 안고 있는 이회창 대표가 색깔론으로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나 조순
서울시장보다 더 큰 반사이익을 누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이날 예정에 없던 간부회의를 긴급 소집, 오씨 월북이 공안당국
공작에 의한 "밀파"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강력한 역공을 취했다.
간부회의는 오씨 월북 배경과 황파일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조사단
구성을 거듭 주장하고 만일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
권 발동을 추진키로 했다.
또 국회 법사위 소속 조찬형 박찬주 정보위 소속 천용택 의원 등으로 오씨
월북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당 조사위를 구성, 본격적인 자체 조사활동에
착수했다.
천의원은 신한국당 정형근 의원발언과 관련, 권영해 안기부장이 "정의원의
발언은 안기부와 관계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권부장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정동영 대변인은 회의후 전날 밤 익명을 요구한 50대 제보자로부터
오씨가 북경에서 북한측 천도교대표인 유미영씨를 만난뒤 북한에 있는 딸을
불러내 만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는 정보기관이 관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로 오씨의 방북이 (공안당국에 의해) 기획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진상공개를 촉구했다.
정대변인은 "안기부가 오씨의 월북을 김총재가 사전 인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 안기부역시 오씨 월북을 미리 알고도 방치했다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는 김총재가 이번 색깔공방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
하고 있다.
그러나 김총재가 고정표가 많은데다 색깔론도 해묵은 소재여서 "약효"를
발휘하기 어려워 크게 잃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회의는 또 오씨가 평통상임위원인데다 정부당국의 월북방조 등 잘못도
드러날 가능성이 커 국면 반전에 성공할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민련은 정부가 오씨 월북을 계기로 황파일에 대한 광범위한 내사를 벌이고
있는데 대해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자민련은 그러나 조속한 수사결과 발표를 주장하면서도 여권이 공안정국을
조성해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택수 대변인은 ""오풍"이 북풍의 전주곡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황리스트는
안기부 금고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을수 없다"며 "공안당국은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황파일에 대한 수사결과를 국민앞에 공표할 것을 적극 촉구한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가 모두 잘못했다는 양비론적 시각을 견지함
으로써 보수층의 표를 끌어안을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의 색깔공방이 안보에 민감한 강원지역출신인 조순 서울시장에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도 양비론적 시각아래 관계당국의 엄정한 수사가 끝날
때까지 정치권은 구멍뚫린 안보태세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로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장광근 부대변인은 "신한국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는 구실로
이를 색깔론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국민회의 역시 자숙과 반성을 해야함
에도 불구 공격적 자세만을 견지하는 옳지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