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아파트 속에서 각박해지고 메마른 구민들의 정서와 이웃간의
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분야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김용채(65) 노원구청장은 "지금까지 사람이 살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주택건설, 도로교통, 경제적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문화시설 확보를 비롯한 문화공간을 넓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구청장은 취임직후 구정방향을 "구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노원
건설"로 정했다.

첫사업이 구를 관통해 흐르는 중랑천의 수질개선.

서울동부지역 8개 구청과 힘을 모아 중랑천의 본류관과 오수관을
대대적으로 정비, 보수하는 작업을 시행했다.

10개월이 흐른 현재 검은 폐수가 흐르던 중랑천이 물고기들이 뛰놀 만큼
맑아져 이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김구청장은 자랑한다.

앞으로 중랑천 둔치에 공원과 자전거 전용도로를 조성하고 문화
체육시설을 마련, 구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 계획.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합니다.

아파트 단지별로 소규모 문화행사를 마련,주민들이 참여하고 교류하는
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김구청장은 "현재 건립을 추진중인 최소한의 문화공간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구립어머니합창단과 9월 창단하는 구립청소년오케스트라가 구의
문화예술 사각지대를 찾아가는 공연을 자주 펼치겠다"고 밝혔다.

문화정책을 추진하는 데서 가장 어려운 점은 예산부족.

노원구의 올해 예산은 1천1백79억원으로 재정자립도는 44.7%에 불과하다.

김구청장은 4선의원과 정무1장관을 지낸 연륜과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활발히 로비를 벌여 문예회관과 정보화도서관 등의 건립자금을 지원받는
등 성과를 올렸으나 아직도 자금이 많이 부족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구청장은 정계에서 익히 알려진 서예애호가.

지금도 틈이 날 때마다 글씨를 쓰며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교육 문화 등 생활여건을 꾸준히 향상시켜 노원구를 서울에서 가장
살기좋고 쾌적한 곳, 사람들이 계속 머물러 살고 싶어하는 지역으로 가꿔
나가겠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