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극동음향의 마이크로폰등 국내 10개 전자부품업체의 제품이
북한에서 임가공 생산된다.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 김영수(김영수)이사장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중국 베이징 카이빈스키호텔에서 북한의 광명성 경제연합회 삼천리총공사와
전자조합 10개회원사 전자제품의 임가공.설비투자 및 방북초청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계약내용은 한국전자조합측이 임가공을 위한 원부자재를 북한에 보내면
북한의 2개공장에서 임가공해서 다시 한국으로 보내는 것으로 돼있다.

구체적으로 극동음향이 마이크로폰을 11만개, 중앙전자공업이 인터컴
7만7천개, 한국단자공업이 단자 월5백만개, 오리엔탈전자시스템이
광점퍼코드 9백개, 인터엠이 증폭기 1천개를 임가공생산키로하는 등 임가공
계약규모가 10만달러에 이른다.

이와함께 성문전자와 삼화전자공업 한국전자부품공업 한륙전자
서진전자공업등 미확정 업체들도 늦어도 다음달중에 임가공 물량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빠르면 오는 9월 전자조합에서 북한에 원부자재를 보내고
북한을 방문한다.

임가공은 조립제품은 평양시 대동강 구역 탑제2동에 위치한 2만평방m
규모의 대동강 공장에서, 제품은 평양시 장진리에 있는 1만6천평방m의
전자부품 공장에서 각각 생산키로했다.

생산기간은 우리측에서 원부자재를 인천항에서 배편으로 북한에 보내고
생산제품이 다시 돌아오는데 45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이사장은 "이번 계약에서 북한측이 10개업체의 샘플을 정성스럽게
제작해오고 대동강공장장이 북한관리의 특성상 잘 공개하지않는 공장면적과
시설규모 등을 공개하며 설명하는 등 대단한 의욕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측이 앞으로 이번 임가공사업의 성과를 보아 전자조합을
위한 별도의 전자공업단지를 조성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히는등 적극적인
경협의지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경협 전망을 밝게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가공 인건비는 중국의 인건비를 기준으로 비슷한 수준에서
협의키로했다.

조합측은 "그동안 남북경협이 여러차례 있었지만 중소기업 조합이 북한과
이렇게 구체적인 생산품목과 수량을 계약해 본격 생산에 들어가기는
처음이라고 밝히고 실질적인 임가공생산이 이루어지게 됐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 고지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