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로 한.중수교 5주년을 맞는다.

지난 5년동안 양국 경제관계는 뗄래야 뗄수 없는 협력파트너로 발전해
왔다.

우리의 중국에 대한 수출증가율이 연평균 62.5%에 달해 미국 일본에 이어
세번째 수출시장으로 올라섰다.

수입증가율도 연평균 20%에 이르러 양국의 교역규모가 수교전인 91년의
5배에 가까운 2백억달러로 늘어났다.

특히 중국에 대한 우리기업들의 투자진출은 작년말현재 허가기준으로
40억달러를 넘어섰다.

경제관계뿐 아니라 정치 외교면에서도 상호간 긴밀한 협력을 다져왔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될 불가피성도 크다.

남북한 관계변화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할뿐 아니라 국제외교무대에서도
선진국들의 무역압력에 공동대처하는 일등 아시아의 이익을 위해 협조해야할
과제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실 양국의 경제관계는 경쟁자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협력자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과거 우리가 석권해오던 경공업제품의 선진국 수출시장을 중국이 거의
잠식해 버린 것은 경쟁자로서의 성격이 짙다.

수출시장뿐 아니라 국내시장의 잠식도 괄목할만한 수준에 와있다.

더구나 중국의 경제발전속도는 우리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본사가 중국진출기업 1백2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본지
21일자 참조)를 보면 조사대상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중국기업으로 꼽았고 응답자의 70%정도가 "멀지않아 중국의 기술
수준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이는 우리가 매우 중시해야 할 결과라고 본다.

이러한 경쟁관계를 상호보완관계로 변화시키고 중국의 무궁한 시장잠재력을
어떻게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보다 한발 빠른 산업구조개편과 기술개발이 뒤따라야
가능하다.

또 그래야만 상호보완적인 협력,즉 중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면서
우리경제에 활력을 주는 수출시장으로 발전할수 있게 된다.

지난 5년동안 우리기업의 중국진출은 비교적 성공을 거둔 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시행착오도 많았다.

너무 현지 실정을 몰랐고 특히 저임금 등 만을 겨냥한 단순공장이전
정도로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정종욱 주중 한국대사의 말마따나 이제부터는 "중국을 제대로 알고
변화속도에 맞는 투자전략을 새로 짜야"할 때다.

중국으로서도 한국과의 협력증진이 어느나라보다 많은 이점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경제발전단계에 알맞은 기술과 개발경험 등을 전수받을수 있다는 것은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

이런 점에서 중국도 한국기업의 투자진출 등에 대한 편의제공 등 보다
우호적인 분위기조성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경제협력뿐 아니라 남북한관계에 있어서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기여할수
있는 중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4자회담의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해마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