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소자 <나산부인과 부원장>

어떤 병이든 초기에 발견하면 고통을 줄이는 것은 물론 암처럼 생명에
관계되는 병도 고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첨단 의공학의 도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병원에서는 각종 우수기기를 구입 활용하는데 간혹 환자로부터
진단비 부담이 과중하다고 불평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돈과 생명을 바꿀 수 없는 만큼 정확한 진단에
필요하다면 첨단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산부인과에서 가장 간편하면서도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초음파촬영이다.

이 기기의 기계적 진동열은 극히 미미해 조직에 해가 없다.

조작도 신속하고 안전한데다 비침투적이어서 이것을 이용하면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병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

적용범위 또한 매우 광범위하다.

제일 먼저 쓰이는 것은 초기 임신진단이다.

월경을 한번 거른 무월경 5주 환자도 태낭이 선명하게 보인다.

둘째로 태반위치 측정이 가능해 전치태반 등 위험한 질환을 미리
알아 생명의 위협을 없앨 수 있다.

세번째는 태아의 머리와 골반의 불균형을 정확히 진단, 안전분만에
대비하고 자궁내 태아사망으로 의심되는 환자나 포상상태(정상임신이 아닌
포도송이같이 뭉친 기태)도 확실히 알수 있다.

초음파검사를 받지 않아 쌍둥이 혹은 세 쌍둥이임을 뒤늦게 알았을
때 산모의 신체적 부담이 다르고 뇌가 없는 아이임을 사전에 빨리 알아야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없는 난소의 종양 자궁근종 양수과다증
등을 일찍 발견함으로써 수술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데 있다.

임신하고 산전진찰을 다니다 자궁근종같은 것이 발견되면 환자들은
무조건 겁을 먹는데 미리 알고 대처하는 것이 훨씬 편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병이 커지면 치료하기도 어렵고 심한 경우 생명유지를 보장받기 어려우므로
가능한한 사전에 첨단 의공학기기를 이용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