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왕 "차이니즈 박스", 임권택 "창", 김기영 "이어도" 등 총 80여편의
영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장 유안 등 쟁쟁한 세계 영화계 거물들을
만날수 있는 자리.

10월10~18일 열리는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PIFF : 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의 윤곽이 드러났다.

올해에는 1회 때보다 회고전 프로그램이 강화되고 시상과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획단계 영화의 재원 확보시장인 PPP (Pusan Promotion Plan) 출범을
위한 준비모임도 주목받는 부문.

가장 큰 특징은 지역성의 부각.

개막작부터 회고전 세 부문 모두 아시아지역 영화들로 채워졌다.

개막작은 "조이럭 클럽"의 웨인 왕감독이 내놓은 "차이니즈 박스".

홍콩을 배경으로 제레미 아이언스, 공리, 장만옥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국 프로듀서, 영국과 프랑스 자본, 일본 배급사 (국내 배급은
금강기획)가 합작한 다국적 영화.

회고전은 김기영 감독 회고전, 아시아 발생기영화 특별전, 홍콩영화
특별전으로 나뉜다.

김감독은 50년대말~70년대 스타일리스트로 꼽힌 연출가.

"하녀" "이어도" 등 대표작 8편을 소개한다.

아시아 발생기영화 특별전은 인도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이란 한국 등
6개국의 초기영화 10여편을 모았다.

조직위는 작품 수집중 40년대말 인도네시아 초기영화의 개척자인 허영
감독의 "하늘과 땅 사이" 필름을 발견하는 수확도 거뒀다.

홍콩영화 특별전은 영화 10여편과 다큐멘터리 3편으로 구성된다.

아시아의 신인감독 작품중 최우수작을 뽑는 "뉴 커런츠"의 시상방식도
바뀌었다.

상금을 감독이 아닌 국내 배급사에게 주기로 한 것.

단 배급사가 이미 정해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이 안되는 일본영화는
예전처럼 감독에게 지급한다.

액수도 3만달러로 올렸다 (1회 1만달러).

올해 심사위원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이란) 가린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장밍 (중국) 클라우스 락쉐비츠 (독일) 등.

운파상 (부산 제일극장의 운파문화재단 주관)과 선재상 (대우그룹
선재문화재단 주관)은 첫회때처럼 비경쟁부문으로 운영 (상금 각 1만달러)
된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전양준씨는 신설된 국제영화저널리스트
연맹상 (상금 없음)이 "행사의 격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의 포인트가 될 PPP는 기획단계 영화와 세계 각국의 재원을
연결해주는 사전시장 (Pre-market).

준비팀장인 박광수 감독은 "최근 10년간 눈에 띄게 발전한 아시아영화의
성장세를 북돋우려면 재정지원이 가장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전시장인 로테르담영화제 "씨네마트"를 모델로 삼았다.

올해에는 98년 본행사를 위한 준비모임을 갖는다.

초청인사는 웨인 왕, 장 유안 (동궁서궁 감독), 사이몬 필드 (로테르담
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75명.

세미나에서는 "차이니즈 박스"의 사례 분석도 이뤄진다.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이번 행사는 부산영화제의 개성을 뚜렷이하는데
촛점이 맞춰졌다"며 "아시아지역 최초의 시도인 PPP를 특히 눈여겨
봐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행사는 부산 광역시 (6억원 지원)와 대우, SK텔레콤이 후원한다.

티켓판매 전담 공식은행은 부산은행이며 파라다이스호텔과 운송업체
DHL도 공식업체로 선정됐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