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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칼럼] 만리장성은 경제로 넘어라 .. 최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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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필규 < 국제1부장 >

    중국 CCTV는 국영방송으로 우리나라의 KBS에 해당한다.

    CCTV "채널2"는 비즈니스 전용이다.

    하루종일 산업뉴스 광고 기업소개 등으로 편성돼 있다.

    "채널2"가 생긴 것은 90년대초.

    비즈니스전용 TV가 우리보다 훨씬 빨리 탄생한 셈이다.

    요즘 채널2에 자주 등장하는 구호가 있다.

    "경제에 관심을 두고 함께 미래를 창조하자"(관심경제 공창미래)

    경제에 심혈을 기울이는 옆나라의 구호에서 휘청대는 한국경제의 모습이
    묘하게 투영된다.

    CCTV 채널1에선 일요일마다 한국에서 몇년전 유행했던 연속극 "사랑이
    뭐길래"가 방영된다.

    중국 드라마에서 느낄수 없는 유머감각과 재미로 인해 시청자가 1억명이상
    된다는게 CCTV측의 설명이다.

    서양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소재와 등장인물에 대한 이질감이 덜한 것도
    중국인들의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요인이다.

    그렇지만 이 드라마 방영을 계기로 중국인들이 보는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배경이 되는 한옥의 가구들이나 옷차림이 본인들의 생활보다도 초라하다고
    느끼는 중국인들이 많다.

    그래서 중국시청자들은 "한국인들의 생활이 정말 저 정도냐"는 질문을
    CCTV측에 해오고 있다.

    이는 중국경제가 나름의 성장단계에 진입해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빈부차의 확대현상으로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긴 하지만 중국은 자꾸만
    부강해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한.중관계는 지난 92년 수교이후 5년간 한국의 경제비교 우위론과 중국의
    거대한 시장성이 한데 어우러져 발전해왔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가 중국에 줄 선물이 많았기에 "밀월"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한이상 그에 맞는 선물을 주어야 우호적인 관계유지가
    가능하다.

    이미 성숙한 처녀에게 어린이 옷을 선물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선물의
    의미를 지닐수 없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한.중관계는 결속돼 왔으나 우리 경제가 추락하면
    그 관계도 멀어진다는 말이다.

    한국경제에 있어 중국은 시장의 잠재적 규모뿐만 아니라 다음세기 "발전
    전략의 기본거점"으로 여겨질 정도로 중요한 나라이다.

    이미 공식적으로 32억달러에 달하는 한국기업의 투자가 중국에 들어갔다.

    비공식적인 투자까지 합하면 6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경제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한국경제의 고도기술화를 요구할 수밖에
    없고 이같은 "소비자의 니즈"(needs)에 맞추지 못할 경우 한.중관계의 핵심인
    "상호보완성"은 의미가 없어진다.

    경제가 잘 돼야 정치관계도 좋아진다.

    한반도문제가 첨예한 국제적 이슈로 등장한지 오래다.

    누가 뭐래도 중국은 한반도문제를 푸는 한 열쇠를 쥐고 있다.

    이것은 한.중관계의 또다른 단면이다.

    지금까지 중국이 "형제국"인 북한대신 한국의 손을 들어준 것은 바로 "경제"
    때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일본의 해양대국화 움직임 등 주변국 정세도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공한다.

    아시아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면 내일의 한.중관계는 지난 5년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여야 할 것이다.

    중국의 휴대폰이 이달초 1천만대를 돌파했다는 뉴스는 더이상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월급이 10만원도 안되는 중국인이 아닌, 경제력있는 또 다른 중국인의
    숫자가 눈부시게 증가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의 반증일뿐이다.

    한.중관계의 오늘은 변화하는 중국을 차분하게 분석할수 있는 눈에서부터
    출발돼야 한다.

    두나라간의 불일치보다는 일치될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한.중 수교 5주년을 보는 눈은 그래서 마냥 개운치만은 않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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